"물에 빠졌다" 보고에‥사단장 "그 친구 수영할 줄 아냐?
[뉴스데스크]
◀ 앵커 ▶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서,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은 사고의 책임을 자신의 부하들에게 돌리고 있죠.
임 전 사단장은 사고 당시 채 상병이 강둑이 무너지면서 물에 빠졌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당시 임 전 사단장과 소속 부대장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는데, 이미 초기부터 사고의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채상병이 물에 빠진 지 약 13분 후, 포병대대장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통화입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어떻게 됐냐?" [포병7대대장] "저도 현장으로 지금 가고 있습니다… 깊은 데서는 안 했다는데 인원이 떠내려가고 지금 안 보인다고 그래서 지금 빨리 가보고 있습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가봐."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채상병이 속했던 포병7대대의 대대장.
약 7분 후 다시 통화가 이뤄집니다.
임성근 사단장은 왜 물에 빠졌는지 물어봅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그래 그 저 왜 빠졌고 누가 옆에 있었고 그걸 알 수가 있냐?"
"물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수차례 지시"했다던 임 사단장은 왜 지시를 어기고 물에 들어갔는지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대대장은 지반이 무너졌다며 사고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포병7대대장] "삽으로 이렇게 밑을, 물 바닥을 긁다 보니까 지반이 무너지면서 빠져들어 갔다고 합니다."
이어 임 사단장은 채상병의 상황을 물어봅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그러면 현재 상태가 어떠냐고." [포병7대대장] "현재 그 친구는 안 보이고 나머지 찾고 있습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알았다."
급류에 휩쓸린 채상병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급박한 상황.
임 사단장이 다시 질문합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그 친구가 수영할 줄 아냐?" [포병7대대장] "예, 수영 잘 한다고 합니다. 덩치도 좋고 수영도 잘 한다고 합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알았다."
사고 발생 후 3시간 가까이 지난 뒤에는 언론 접촉부터 차단할 것을 지시합니다.
[임성근/해병대 1사단장] "애들 언론 이런 데 접촉이 돼선 안 되는데… 트라우마 이런 부분은 나중 문제고…"
채상병은 결국 물 밖으로 다시 떠오르지 못하고 14시간 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임 사단장은 이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수변을 수색하다가 둑이 무너져서 물에 빠졌다"라고 보고합니다.
김계환 사령관은 "둑이 무너져 물에 빠졌다는 보고를 받고, 당시엔 채상병이 물에 들어갔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군검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임 사단장에게서 시작된 엉뚱한 사고 경위 보고는 국방부 장관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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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진우
이덕영 기자(de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553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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