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저금통부터 손편지까지…맹추위 속 익명의 기부천사들
[앵커]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식도 들려오는데요.
본인을 알리지 않은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모금함 뒤편에 있는 상자를 직원이 꺼냅니다.
뜯어보니 안에는 5만원권 지폐와 동전, 손편지가 들어있습니다.
편지에는 1년간 넣었던 적금을 무료급식소에 사용해달라는 글과 함께,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배고픔과 고독사가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 기부자는 지난 2017년부터 기부를 시작해 연말뿐만 아니라 강원 산불과 튀르키예 지진 등 사회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기부를 이어왔습니다.
17차례에 걸쳐 기부한 금액만 6억 원이 넘습니다.
<이숙미 /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팀장> "아침에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가 왔어요. 받아보니까 남성분이셨는데 사무실 앞에 성금을 놓고 간다고 말씀을 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고."
경남 거창군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7명이 쌀 60포대와 라면상자 그리고 3백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면사무소에 놔두고 사라졌습니다.
이들은 40여 년 전 부모 세대부터 시작된 기부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남 보령에서도 3년째 익명의 세 남매가 따뜻한 나눔을 이어왔습니다.
세 남매는 "작년보다 용돈을 적게 모아 부끄럽다"는 편지와 함께 분홍색, 하늘색, 파란색 돼지저금통 등 모두 110만 원 상당을 기부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따뜻한 기부 손길이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익명 #기부 #사랑의온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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