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百 강남점, 단일점포 첫 연 매출 3조… 전 세계 세 번째

명실상부 글로벌 백화점 도약
2019년 2조 달성 후 4년만에 돌파
1초에 23만원씩 상품 팔아치운 셈
2022년 英 해러즈·日 이세탄 기록
국내 백화점 중 최다 브랜드 보유
VIP 고객 비중 49.9% 매출 뒷받침
롯데百 잠실점 올 달성 어려울 듯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단일 유통 시설이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2000년 문을 연 강남점은 개점 10년 만인 2010년 당시 최단기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에는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고 4년 만인 올해 3조원의 벽을 돌파했다.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을 10시간으로 보면 1초에 23만원씩 팔려나간 셈이다. 영업 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800만원에 달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단일 점포 매출이 3조원을 넘은 백화점은 손으로 꼽힐 정도다. 영국 런던 해러즈백화점(2022년 약 3조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1600억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이른바 ‘3조 클럽’에 입성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박주형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탄탄한 우수고객층(VIP)이 있었기에 매출 3조원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보적인 MD(상품기획) 역량도 강점이다.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명품 라인업 또한 라인별로 차별화했다. 이른바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를 비롯해 구찌,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강남점에서만 각각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30세대로 고객층을 확장한 것도 매출 3조원 달성에 주효한 역할을 했다. 강남점을 찾은 고객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구매객의 40%에 달하고, 20대가 10%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은 20~30대가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추격 중인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올해 3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한 각종 팝업스토어와 F&B 매장 유치로 상승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2조59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비뉴엘 잠실점의 경우 명품관 단일점 기준으로는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9343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