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내어준 위탁가정인데…“함께 해외여행도 못 가요” [히어로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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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히어로 콘텐츠팀과의 공동 기획, '품을 잃은 아이들' 두 번째 순서입니다.
부모의 학대와 방임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다른 가정에서 보호하는 제도, 바로 '가정위탁'입니다.
전국에 7천여 위탁가정이 있는데, 친권이 없어서 어려움이 큽니다.
서상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119 구급차가 주택가에 출동하고 31개월 여자아이가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사인은 친모와 계부의 학대로 인한 영양실조와 뇌출혈이었습니다.
같이 있던 17개월 남동생 혁재는 아사 직전 구조돼 위탁 가정으로 보내졌습니다.
8개월 뒤 음식 씹는 법조차 몰랐던 혁재는 몸무게가 3배 늘었습니다.
[김정선 / 위탁가정 부모]
"빨대를 처음 빠는 거예요. 저희들이 너무 신기해서 (어린이집) 선생님하고 둘이 막 울었거든요."
가정 위탁은 친부모가 수감, 학대, 질병 등으로 아이를 돌볼 수 없을 때 다른 가정에서 일정 기간 돌보는 제도입니다.
세 남매로 북적북적한 이숙진 씨네 .
2년 전 둘째를, 올해는 셋째를 가정위탁으로 만났습니다.
친모의 방치로 제대로 앉지도 못하던 둘째는 다리 힘이 생겼습니다.
[이숙진 / 위탁가정 부모]
"걸어 다니는 연습도 잘하고 해서 지금은 날아다녀요."
셋째는 머리뼈가 비대칭적으로 자라는 '사두증'을 치료받고 있습니다.
서로를 돌보는 가족이지만 법적으로 남남, '동거인'입니다.
휴대전화 개통이나 수술 동의, 여권을 만드는 일까지 연락 두절된 친부모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숙진 / 위탁가정 부모]
"베트남 여행을 가야 되는 상황인데, 법적인 부분들이 안 되니까 이 아이를 결국엔 데려가지 못했어요."
위탁 부모에게 법적 권한을 주는 제도가 신설됐지만, 절차가 복잡합니다.
[정필현 / 세이브더칠드런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장]
"(후견인 선임까지) 보통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넘게 또 기간이 걸립니다."
가정위탁이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김명철
영상편집 : 변은민
그래픽 : 장태민 장세영 유건수 이수연 이채민 이연제
서상희 기자 wit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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