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모스 강인!" 기성용도 PSG 직관...'시즌 2호 도움' 이강인, 메스에 3-1 승리→호평 일색
[포포투=김아인]
이강인이 시즌 2호 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1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17라운드에서 메스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홈팀 PSG는 3-4-3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음바페, 콜로-무아니, 바르콜라가 공격을 이끌었고 이강인, 우가르테, 비티냐, 자이르-에메리가 중원을 구축했다. 3백은 다닐루, 마르퀴뇨스, 슈크리니아르가 맡았고 골문은 돈나룸마가 지켰다.
이에 맞선 원정팀 메스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아로소, 사발리, 반 덴 케르크호프가 포진했고 은도람, 장 자크, 은두퀴디가 중원을 구성했다. 4백은 우돌, 헤렐, 트라오레, 마이가가 형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오우키자가 꼈다.
이강인은 이날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주로 바르콜라와 좌측에서 호흡을 맞추며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로 장기를 마음껏 발휘했다. 상대에게 적극적인 압박을 가세했고, 동료들에게 양질의 크로스와 패스도 여러 차례 제공했다. 직접 골문을 노리기도 하는 날카로운 움직임도 가져갔다.
이강인의 활약은 곧 PSG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후반 3분 우측으로 자리를 옮긴 이강인은 자이르-에메리가 보낸 패스를 받아 수비를 벗겨낸 후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정확히 쇄도하던 비티냐의 발로 향하면서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흐름을 탄 PSG는 후반 15분 음바페의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메스가 한 골 만회해봤지만, 후반 38분 음바페의 멀티골까지 이어지면서 경기는 PSG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빠져나간 이강인은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으로 1도움을 포함해 볼터치 68회, 패스 성공률 94%(54회 중 51회 성공), 키패스 3회, 크로스 2회(6회 시도), 롱볼 1회(1회 시도), 기회 창출 1회, 막힌 슈팅 1회, 드리블 1회(1회 시도), 지상 경합 2회(2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7점을 받았다.
호평이 이어졌다. 프랑스 '90min'은 "이강인은 꾸준히 선발로 나오고 있다. 전반엔 다소 소극적이지만 후반에 우측으로 이동한 후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고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비티냐의 선제골에 도움을 올린 것 역시 이강인이다. 비티냐를 향해 맛 좋은 패스를 선사했다"며 이강인에게 7점을 부여했다.
프랑스 '겟 풋볼 프렌치 뉴스'는 "이강인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은 그러나 자신감이 한껏 가득했다. 비티냐가 골을 넣을 수 있던 건 이강인의 예리한 크로스 덕분이었다"고 하며 평점 6점을 줬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좋은 평가를 남겼다. 경기 후 그는 “이강인은 그런 종류의 어시스트를 쉽게 해낸다. 우리 선수들의 수준과 더불어, 내가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의 다재다능함이다. 이강인은 어디서든 뛸 수 있다. 나는 항상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이강인을 칭찬했다.
이강인도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메츠를 속일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을 찾았던 거 같다. 세 골을 넣었고,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도움을 기록한 음바페의 첫 골에 대해서는 “음바페가 그런 활약을 보여주는 건 매우 익숙한 일이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음바페와 밖에 나가서 생일 파티를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음바페의 생일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반가운 손님도 있었다. 바로 대표팀 선배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현재 K리그 시즌을 마친 후 유럽 전역을 돌며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스페인 방문에 이어 이날 프랑스에서 PSG 경기를 직관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 ‘축구 신동’으로 일찍이 유명세를 탔다. ‘날아라 슛돌이 3기’에 7살의 나이로 출연하면서 천재적인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유럽 팀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는 스페인의 발렌시아로 건너갔다. 이후 2019년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마요르카 이적,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 등의 커리어를 이어갔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이강인은 지난여름 프랑스로 향했다. 선수단 대거 개편에 나선 명문 구단 PSG는 각 나라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잔뜩 영입했다.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 등을 영입한 데에 이강인도 포함되면서, PSG에 입단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됐다. 파리의 명문 구단에 이강인이 합류했다는 소식에 한국 팬들을 더욱 들썩이게 했다.
시즌 시작만 해도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팀에 본격적인 합류가 늦어졌다.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한 달 여간 회복에 집중했던 그는 지난 9월 약 4년 만에 도르트문트를 상대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밟으며 복귀전을 가졌다. 짧은 출전 시간에도 순간적인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한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 경기 7연승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병역 문제를 조기에 해결한 이강인은 유럽 무대에서의 커리어를 문제 없이 이어나가게 됐다.
쉴 틈 없이 곧장 A대표팀에도 합류했다. 성인 대표팀에서도 이강인의 기량은 절정에 달했다. 튀니지전에서 첫 A대표팀 데뷔골을 기록하면서, 멀티골까지 달성했다. 이강인은 베트남전까지 소화하며 2경기에서 총 3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PSG에 금의환향했지만 치열한 주전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강인은 자신의 존재감을 꾸준히 드러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AC밀란을 상대로 PSG 입성 후 첫 데뷔골을 기록했다. 10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서는 음바페의 골에 어시스트를 하며 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음 경기인 몽펠리에전에서 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며 기세를 이어갔다.
PSG도 이강인의 효과를 톡톡히 맛보고 있다. 프랑스 리그앙 사무국은 지난 11월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G에서는 이강인의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보다 이강인의 이름이 더 잘 보인다. 경기장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몰리고 있다”고 이강인의 인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강인이 파리를 미치게 만들었다! 이강인이 여름에 마요르카에서 합류한 이후 PSG는 음바페보다 이강인의 유니폼을 더 많이 팔았다. 유럽인들은 아직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강인은 PSG의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무국은 “PSG는 이강인의 존재로 인해 혜택을 누리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에게 유용한 선수일 뿐만 아니라, 그는 PSG가 아시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인기를 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가 되어 국가대표 스타 손흥민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확실한 이강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 PSG는 르아브르와의 14라운드에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글로 이름이 적혀 있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PSG는 전반 10분 만에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퇴장당하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악재 속에서도 음바페와 비티냐의 골로 2-0 승리했다. 이강인은 이날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약했고, 특히 음바페의 선제골에 기점 역할을 해내면서 팀의 승리를 도왔다.
최근에는 이강인을 향한 비판이 흘러 나왔다. 도르트문트와의 UCL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 이후 더욱 거세졌다. PSG에서 발전 가능성이 없을 거라는 강도 높은 발언까지 이어졌다. 현지 매체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등이 이강인에 대해 혹평하기 시작했다.
지난 릴전이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인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적으로 PSG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1-0으로 앞서던 중 후반 추가시간 릴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으로 이강인은 볼 터치 63회, 패스 성
공률 88%(43회 중 38회 성공), 키패스 2회, 크로스 2회(7회 시도), 드리블 2회(3회 시도), 지상 경합 7회(14회 시도), 태클 2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점을 받았다. 무난한 활약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평가는 엇갈렸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이강인은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뎀벨레에게 두 차례의 좋은 패스를 전달했다. 움직임과 속도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에르난데스가 페널티킥을 얻을 때도 이강인의 영향력이 있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확한 킥을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평점은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5점을 부여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아쉬움을 표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경기에 녹아들지 못했다. 긍정적인 모습이 있긴 했지만, 찾는 일은 어려웠다. 애매한 움직임들이 많았다"라며 최하 평점인 3점을 매겼다.
이번 시즌 엔리케 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두고 이강인에게 여러 역할을 맡겨보고 있다. 좌우를 오가며 윙어로 기용되기도 했고, 중앙에서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이강인은 릴전에서 공격적인 움직임보다는 중원에서 패스를 공급하며 주로 공격 전개를 도왔다. 거친 경합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후반 26분 상대의 팔에 가격당해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르기도 했다.
엔리케 감독은 그런 이강인을 두둔했다.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강인의 활약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라리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선수다. 한국에서 그는 슈퍼스타다. 우리는 이번 여름에 이강인을 만났고,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오른쪽 윙어부터 중앙에서 가짜 공격수 역할까지 맡았다. 그는 최고의 기술 능력을 갖고 있다. 수비 능력도 갖췄고,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 그는 많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그는 친절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정말 모든 것을 갖췄다”고 이강인의 능력을 칭찬했다.
이날 경기는 PSG의 올해 마지막 경기였다. 이제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 뒤 내년 1월 4일에 툴루즈와 트로페 데 샹피옹을 상대하며 후반기를 시작한다. 이강인은 1월부터 2월까지 아시안컵에 차출될 예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결승전까지 치를 경우 이강인은 2024년 2월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부터 그라운드를 밟을 전망이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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