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남한강 어민들 “SK가 수질 오염시켜...어족자원 씨 말린다”
“수십년 간 남한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대기업이 취수장 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수질오염에 따른 어족자원이 씨가 마를 것입니다.”
21일 여주시 어민들에 따르면 여주시 어촌계장 등 임원 10여명이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여주시 세종대왕면 왕대리 4대강 여주보 인근 남한강에서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산업단지 취수장 설치공사장을 항의 방문했다.
SK건설이 시공 중인 여주 남한강취수장 공사를 위해 하천부지에 취수구 공사를 진행하면서 흐르는 강물을 막기 위해 대형 덤프트럭이 엄청난 골재로 석축을 쌓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취수구가 들어설 하천 바닥에는 녹이 쓴 철골 구조물이 쌓여 있고 그 곳에서 작업인부들이 올라가 철구조물 녹제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작업 내내 상판에서 떨어진 녹쓴 고철 덩어리가 하천부지에 그대로 쌓여 눈 비가 내리면 남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면 수질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이를 목격한 여주시 어촌계 임원 10여명은 “SK가 남한강 취수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수질오염대책 마련과 안전불감증 등에 대한 대책 없이 공사를 마구잡이로 진행하는데도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행정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며 “수십년을 남한강에서 생계유지와 수질보존 등을 위해 노력한 어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공사를 진행해 어족자원 씨를 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수구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시멘트 성분 레미콘 침출수가 유출된 남한강 상수원을 오염시킬 것이 뻔한데도 행정당국은 아무련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공사가 진행되면 레미콘 침출수가 남한강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흘러 들어 수질오염에 따른 물고기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사장 인근 주민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왕대리 한 주민은 “시멘트 등 유해성분이 녹아 있는 레미콘 침출수가 식수원 코앞에서 다량으로 유입될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남한강 일대 어민들도 근심이 크다. 어족자원 오염과 회귀 기피 등을 염려해서다. 특히 어민들의 취수장 공사로 인해 남한강 어족자원인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정수 여주시 어촌계장은 “대기업인 SK가 남한강 수질오염에 대한 대책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을만큼 마구잡이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며 “현장에서 오염성분이 우려되는 골재와 녹슨 철구조물에서 채취한 오염물질을 성분검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건설 관계자는 “오탁방지막 등 대책을 세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침출수가 남한강으로 유출되지 않게 공사를 진행할 것이며 어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토록 강물의 오염도를 면밀하게 살펴보며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유진동 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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