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제에 공무 집중… 고령화·저출산 심각한 日 왕실

강구열 2023. 12. 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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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족(왕족) 수의 감소도 있어 무언가 재검토가 필요하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령화와 구성원 감소가 진행 중인 황실(왕실)에서 후미히토 왕세제에게 공무가 집중되고 있다"며 "공무를 담당한 황족이 더욱 적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장래 황실의 존재 방식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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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 감소로 ‘일손 부족’ 경고음
나루히토 일왕 동생 후미히토
각종 단체 총재 등 14개 직책
공개석상서 “대책 필요” 강조
왕실 구성원 중 70대 이상 6명
미래 짊어질 20대 이하 3명뿐
왕족 중 남성 부족도 고민거리

“황족(왕족) 수의 감소도 있어 무언가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일본 후미히토 왕세제가 한 말이다.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으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그가 공개석상에서 걱정을 해야 할 만큼 왕족의 고령화와 젊은 세대 부족은 심각하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령화와 구성원 감소가 진행 중인 황실(왕실)에서 후미히토 왕세제에게 공무가 집중되고 있다”며 “공무를 담당한 황족이 더욱 적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장래 황실의 존재 방식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일본 왕위계승 서열 1위인 후미히토 왕세제와 그의 가족들. 왼쪽부터 가코 공주, 후미히토 왕세제, 아내 기코 왕세제비, 히사히토 친왕. 일본 궁내청
일본 왕실은 학술이나 문화예술 등과 관련된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의 수많은 단체들로 행사 참가를 요청받거나, 관련 활동을 장려한다는 관점에서 단체의 장에 취임해 ‘공무’(公務)를 수행한다. 지난달 22일 후미히토 왕세제가 참석한 대일본수산회도 그런 단체 중 하나다. 메이지 시대 이후 약 140년의 역사를 가진 수산단체로서 4대 총재까지는 남성 왕족이 맡았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민간인이 총재가 된 이후로는 이 단체 주최의 표창장 수여식에 왕족이 해마다 참석하고 있다.

공무 수행 부담이 늘고 있는 후미히토 왕세제의 경우 나루히토 일왕이 취임하기 어려운 성격의 단체 총재나 명예총재 등의 직책 14개를 맡고 있다. 2025년 개최 예정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 명예총재도 그다. 마이니치는 왕실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인 궁내청의 발표를 토대로 지방 출장이 집중되는 9∼11월 왕실 공무 건수를 2018년과 비교한 결과 전체 규모는 453건에서 337건으로 줄었으나 후미히토 왕세제와 그 가족(아내인 기코 왕세제비, 딸 가코 공주, 아들 히사히토 친왕)은 100건에서 105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아키히토 상황(상왕) 부부가 공무를 원칙적으로 수행하지 않기로 했고, 여성 2명이 결혼을 하면서 황실을 떠나 공무를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줄었다”며 “지금은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가 매우 바쁘다”는 궁내청 간부의 말을 전했다.

왕실 담당 공무를 수행할 일손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왕실 구성원 중 70대 이상은 6명이지만 왕실의 미래를 짊어질 20대 이하는 3명뿐이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 왕궁 모습. AP연합뉴스
왕족 중에서 남성이 특히 부족한 것도 왕실 구성과 관련한 일본의 깊은 고민이다. 왕위승계 등을 규정한 법률인 왕실전범(典範)이 부계 혈통의 남성만 일왕이 될 수 있다는 남계(男系)·남성 일왕 원칙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나 모계 혈통은 일왕이 될 수 없다. 남성이 극소수인 상황에서 이런 규정은 왕실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왕실전범은 또 여성 왕족이 결혼한 경우 왕족 지위를 박탈하게 되어 있어 왕가 인원 자체가 줄어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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