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100회나…아들 보살핀 마을 女이장 살해한 ‘배은망덕’ 50대

연합뉴스

평소 자기 아들을 보살펴준 마을 여성 이장을 잔혹하게 살해한 50대가 법정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여성 이장에게 구애했으나 접촉을 피하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부장 강지웅)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전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7월 경남 함안군 마을 이장 B(여·50대) 씨 주거지에서 B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평소 B 씨는 혼자 아들을 키우는 A 씨를 안타깝게 여겨 A 씨 아들이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거나 반찬을 챙겨주는 등 살뜰히 보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씨는 B 씨를 갑자기 뒤에서 끌어안거나 B 씨 주거지 마당에 마음대로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했다. 문자 메시지로 ‘사랑한다’고 보내기도 했다. B씨가 ‘그런 말 하지 말라’며 접촉을 피하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다. 사건 당일 B 씨와 말다툼을 한 A 씨는 뒤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B 씨를 100여 차례 찔렀다.

재판부는 "피해자 신체에 남은 상처는 A 씨의 범행이 얼마나 잔혹했고 피해자가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처절하게 저항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며 "피해자는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A 씨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의를 베푼 피해자에게 반인륜적인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피해자 및 유족 피해와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사태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