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 오토바이에...노부부가 하던 약국 앞서 모두가 울었다
21일 인스타툰 작가 키크니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사연을 바탕으로 한 인스타툰을 올렸다.
“저희 동네에는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약국이 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연 사연은 이렇다.
약사 A씨는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 인근에서 아내와 함께 약국을 운영했다. A씨의 약국은 평소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늦게까지 어둑한 골목을 밝혀주는 곳으로 동네에서 유명했다.
A씨의 아내도 항상 약을 지으러 온 손님들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민들의 기억에 남았다.
동네 커뮤니티에서 A씨에 대한 이웃들의 걱정이 늘어날 무렵 약국 앞에는 다른 안내문이 붙었는데, A씨의 부고였다.
약사의 부고가 전해지자 약국 앞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쪽지와 편지들이 하나둘씩 붙기 시작했다.
키크니씨에게 사연을 보낸 이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쪽지와 관련 “그 동안 그 분들께 받은 친절함과 따스함이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이렇게 표현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찡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도 건강 잘 챙기셨으면...아마 굽은다리역 근처 주민들 모두 한마음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씨에 따르면 A씨 아내는 지난해 새벽 녹색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무면허 음주운전 오토바이에 정면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 아내는 생명이 위독할 만큼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B씨는 “단란했던 저희 가족은 그렇게 119 응급요원의 전화를 받고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며 “그때부터 아빠 옆 자리는 동생이, 엄마 옆자리는 제가 지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B씨의 어머니는 몇달간 힘든 병원 치료를 받은 끝에 퇴원했지만 폐기능 영구 장애 판정을 받았고 거동이 힘들어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는 “입원과 재판기간 동안 단 한번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지 않고, 형편이 어려워 병원비를 못 주니 복역하면 군대 간 셈 치겠다”고 얘기해 본인의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 하셨다고 B씨는 전했다.
결국 사과나 병원비 합의조차 없이 1년6개월의 징역을 받아 가족들을 더 힘들게 했다.
힘든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도 행복한 순간은 잠시였다. 약사 A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B씨는 “처음에는 그냥 가슴이 조금 답답하다는 이유였다”며 “그런데 병원에서 폐동맥에 혈전이 있다고 해서 수술을 받게됐고, 금방 퇴원하실 줄 알았는데 수술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에 따르면 해당 수술은 잘 됐지만, 그 뒤 대량 출혈이 있어서 A씨는 합병증을 얻었고 결국 칠순 생일을 3일 앞두고 숨졌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보낸 B씨는 “세상으로 발을 내딛을 용기가 잘 나질 않는다”며 “작년과 올해에 걸친 괴로움이 너무 커 도저히 치유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키크니 작가의 인스타툰을 통해 전해진 아버지 사연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울어주고 안타까워해주실 지 몰랐다”며 “사람이 지독하게 싫었고 잔인한 세상도 너무 미워 집 밖에도 나가기 싫었던 저인데 감사함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연을 접안 네티즌들은 “약국이 불꺼진 뒤로는 너무 골목이 어두워서 더 마음이 아프고 주민들 몸 돌보느라 본인 몸은 살피지 못하셨던것 같아 마음이 더 아프다”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려면 그가 세상을 떠난 뒤를 보면 안대요” “동네분들 모두 한마음이었나봐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라요” “고마우신 약사님. 수고하셨어요. 이제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의 댓글을 달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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