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전문가' 이재준, 수원화성 건축규제 완화…주민들 "개발 기대"
수원화성 외부 반경 200~500m 구역, 수원시도시계획조례 등 관련법 처리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일대 건축규제가 완화된다. 그동안 문화재 보호로 인해 침해받던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은 21일 수원미디어센터에서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규제완화 설명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수원화성 외곽 경계 200~500m 지역은 수원시 도시계획조례 등 관련법을 적용받게 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수원화성 주변 건축 허용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적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등에 관한 허용기준 조정'을 고시했다.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은 문화재와 바깥 지역 사이의 완충지역으로, 문화재 가치를 보호받는다.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로 설정하는데 건축물 높이를 규제한다.
수원화성 주변은 2008년부터 이러한 적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2010년 규제기준 변경 고시를 통해 성곽 외부 반경 500m까지 구역별로 최저 8m에서 최고 51m까지 건축물 높이에 제한을 받았다.
그 면적만 해도 5.036㎢로, 이는 수원시 전체 면적의 4.2%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해당 보존지역에는 총 5만3889가구 10만7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문화재청은 이번 규제 완화로 수원화성 외부 반경 200~500m 구역을 수원시 도시계획조례 등 관련법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곳에 속하는 구역 면적은 219만㎡ 규모로, 건축물은 4408개 동이 포함돼 있다.
성곽 외부 200m 내 지역과 성곽 내부 구역도 건축물을 한 층씩 높일 수 있을 정도로 높이 규제가 조금씩 완화됐다. 총 16개 구역으로 구분했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은 7개 구역으로 조정됐다.
문화재청이 이같은 고시를 발표한 데는 시가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끈질긴 규제 완화를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도시전문가'인 이 시장은 수원시 제2부시장 재임 시절부인 2013년부터 문화재청에 규제 완화를 건의해왔다. 그 결과, 당시 건축물 옥상에 60% 이상을 녹화하면 최고 높이에 2m 가산할 수 있는 조항을 추가시켰다.
이 시장은 2011년 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수원시 제2부시장으로 일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특히 전 세계 최초로 2013년 팔달구 행궁동 일원에서 차 없는 마을을 한 달간 운영하는 '생태교통축제'를 열면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 원도심을 되살리는 데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에도 수원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속적으로 문화재청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마침내 지난해 11월 국무총리 주재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문화재청이 이를 수용했다.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범위를 기존 500m에서 주거·상업·공업지역에 한해 200m로 완화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시는 지난 3월 지역 주민, 전문가와 함께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개선 정책토론회'를 열어 규제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지역 국회의원, 문화재청과 간담회를 통해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조정안'을 협의했다.
지난 11월 8일에는 시가 문화재청에 규제 완화 협의를 요청했고, 이달 6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이 수원화성 현장을 답사한 뒤 최종 조정안을 논의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원안 가결됐다.
이번 규제 완화로 인근 주민들은 수원화성 성곽 일대 건축물 높이 제한이 완화돼 재개발,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련하게 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과거에 수원화성 주변은 대표 번화가였는데 시대가 달라져 문화재 보호가 중요해지면서 도시개발에 제약을 받아 마을이 슬럼화되는 문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시가 계기가 돼서 무분별한 개발은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숨통이 트인 만큼 동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보존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끝에 규제 완화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주민과 문화재가 대립하지 않고 상생하는 좋은 본보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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