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합리, 초개인, 탈사회형 AI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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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출생은 90년대보다 190만 명 적은 496만 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합리적인 생존 전략을 짜는 중이다.
더없이 합리적인 이들은 시간과 공간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건 이들이 비과학적인 성격 유형 검사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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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나거나 혹은 지나치거나' 효율을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
2000년생이 온다 (임홍택 지음 / 십일프로 / 304쪽 / 1만 8000원)
2000년대 출생은 90년대보다 190만 명 적은 496만 명이다. 본격적인 저출산 시대의 첫 번째 세대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온 이들은 늘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많은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노동력 부족이라는 '예상된 미래'와 더불어 탈회사형 인간의 등장이라는 '뜻밖의 미래'도 함께 맞이하는 중이다.
기업도 공무원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이 꿈이다. 대한민국의 2000년대생 이야기다. '90년생이 온다'가 출간됐을 때만 해도 9급 공무원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지만, 지금은 모든 게 바뀌었다. 노비가 될 바에 대감집(대기업) 노비가 되겠다는 말도 통하지 않는다.
이들이 주 5일 근무 직장을 선호하지 않는 건 근로소득의 소중함을 몰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직장 생활을 지속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은 단기 일자리와 임금 차이도 별로 없다. 평생 직장 생활을 해도 집 한 채 사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고용이 유연화되면서 중장기 계획조차 불투명하다.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데 매달 내는 국민연금은 돌려 받지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합리적인 생존 전략을 짜는 중이다.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듯, 직장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혹여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마음은 이미 퇴사한 상태다. OTT 구독 서비스처럼 사장님이 자기를 구독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이러니 취업을 했다가 다시 단기 일자리로 돌아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더없이 합리적인 이들은 시간과 공간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직장 동료와 관계의 벽을 허무는 건 회식이 아니라 MBTI 성격 유형 검사다. 상대방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형별로 관계의 지침까지 얻는다. 그건 이들이 비과학적인 성격 유형 검사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불완전할지언정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함으로써 관계를 효율적으로 맺어가려는 의도다. 이들에게 직장 동료와의 관계를 위해 근무 이외의 시간을 쓰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오히려 나와 지속해서 관계를 맺고, 관심 경제의 사회에서 나의 잠재적 고객인 사람들은 온라인에 있다. 오프라인의 관계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셈이다.
이 책은 미래의 새로운 소비자층이자 신규 인력으로서 2000년대생을 다룬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들을 만들었고, 이제 그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들 차례다.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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