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반도체의 시간… "HBM 날개로 SK하이닉스 더 뛴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월가서도 목표가 잇따라 올려
반도체 업황의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강자인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밝아졌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고 그간 업계를 괴롭히던 과잉 재고 문제가 점차 해소되면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부터 1년간 이어진 적자를 올 4분기에 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서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과 같은 주가인 1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고점(14만800원)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있다. 올해 초 주가는 7만7500원으로, 1년 만에 거의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3분기 말까지 약 8조원 규모 적자를 냈으나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곡석을 그렸다.
지난 5월 말 1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에도 주가는 더 뛰었다. 현재 주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었던 2021년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2개 증권사가 추정한 SK하이닉스 적정주가 평균은 15만6955원이다. 유안타증권이 17만5000원으로 가장 높이 잡았다.
전날 마이크론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업황 개선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4회계연도 1분기(9월~11월) 매출 47억3000만달러, 영업손실 11억280만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대역·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갈수록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2025년에는 전체 메모리 시장이 기록적인 실적을 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월가에서도 고대역·고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아시아 태평양(APAC) 증시 기대주 목록' 보고서를 통해 SK 하이닉스 주가 상승이 강력히 예상된다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 대비 약 21%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두주자로 올라설 것이며 차세대 메모리칩인 HBM3E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해당 메모리칩은 AI용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사용되는 것으로 확장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다. HBM3E는 AI용 초고성능 D램 반도체로, HBM3에 이어 5세대 HBM이다. HBM3E는 엔비디아가 내년 2분기께 출시를 계획한 차세대 AI용 플래그십 GPU인 'B100'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건스탠리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가 눈에 띄게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1만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에서 무려 85%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에 기록적 수준의 이익 창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주요 반도체기업의 생산 감축 효과가 반영되는 한편 수요는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 추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국내 증권사의 4분기 SK하이닉스 컨센서스(실적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추정치는 2703억원으로, 적자는 지속되겠지만 올해 3분기 영업손실액 1조7920억원에 비하면 1조원 가까이 줄어 손익분기점에 근접한다는 것이다. 또 내년 1분기엔 422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장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가 소폭이나마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키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613억원, 2755억원으로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공급자 우위'로 돌아서고 있다"며 "과잉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 상승의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당분간 펼쳐질 것이다"고 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예상 영업적자는 402억원으로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전망"이라며 "평가손실 환입에 따라 흑자전환도 가능하다. 디램과 낸드 가격 모두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상승이 전망되는데 이는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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