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대학살 가담' 전직 의사, 고발 28년 만에 프랑스서 징역 24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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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최소 80만 명이 희생된 '르완다 대량학살'에 가담한 뒤 프랑스로 이주한 전직 의사가 프랑스 법원에서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아시즈법원은 대량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범죄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된 르완다 출신 전직 의사 소스테네 무니에마나(68)에게 이날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프랑스의 뒤늦은 '대학살 관련자' 처벌 배경엔 수십 년간 대립했던 르완다와의 관계 변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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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르완다 관계 개선 반영된 듯
1994년 최소 80만 명이 희생된 '르완다 대량학살'에 가담한 뒤 프랑스로 이주한 전직 의사가 프랑스 법원에서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형사 고발 28년 만에 나온 유죄 판결로, 최근 양국 간 관계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르완다 학살' 주동자 측근... 투치족 감금, 학살 지지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아시즈법원은 대량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범죄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된 르완다 출신 전직 의사 소스테네 무니에마나(68)에게 이날 징역 24년을 선고했다. 1995년 프랑스 내 르완다 출신 이민자 공동체의 고발, 2011년 형사 기소 등을 감안하면 너무 뒤늦게 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다. 르완다 대학살 문제를 추적하는 시민단체는 "정의 실현에 대한 지속적인 방해로 끝없이 미뤄졌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1994년 9월 프랑스로 이주한 무니에마나는 현지에서 계속 의사 생활을 하다 최근 은퇴했다.
르완다 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자행한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제노사이드(대학살)로 꼽힌다.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선 후투족과 소수민족인 투치족이 대립하고 있었는데, 후투족 출신인 하비야리마나 당시 대통령이 전용기 격추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후투족 지도부는 이를 투치족 소행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인종 청소에 나서면서 내전이 발발했다.
당시 르완다에서 의사 생활을 했던 무니에마나의 핵심 혐의는 '지방정부 사무실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투치족 수십 명을 감금했다'는 것이다. 투치족 학살을 조장했던 임시정부를 지지하는 서한 작성에도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판결에 대해 "(무니에마나가) 투치족 집단 학살을 준비·조직한 단체의 일원이었음을 판사가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무니에마나 측은 감금 혐의에 대해 "피난처를 제공한 것"이라고 부인하면서 항소 의사를 밝혔다.
고발 28년 만에 유죄 판결... "프랑스-르완다 관계 개선 영향"
프랑스의 뒤늦은 '대학살 관련자' 처벌 배경엔 수십 년간 대립했던 르완다와의 관계 변화가 있다. 과거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르완다는 1962년 독립했지만, 1970년대부터 프랑스가 후투족 정권을 도우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르완다 대학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2021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는 학살에 관해 엄청난 책임이 있다"고 시인하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알자지라는 "최근 몇 년간 양국 관계가 개선되며, 프랑스는 대량학살 용의자를 체포하고 재판에 넘기려는 노력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2014년 이후 무니에마나를 포함해 6명의 르완다 학살 연루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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