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LED' 시장도 중국에 내주나···中 연합군, 삼성 맹추격

2·3위 합산 점유율 50% 넘어
출하량 26% 줄어든 삼성전자
1위 지켰지만 점유율 70→39%
하이센스·TCL은 2배로 증가
中, 자국 부품 공급망 등 우위
OLED 시장도 경쟁 격화 전망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네오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프리미엄 TV 제품군 중 하나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시장에서 올해 삼성전자(005930)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삼성전자가 출하량 감소를 겪는 사이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업체들은 판매량을 늘리며 맹추격에 나섰다. 향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국내 업체 중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중국 위주의 미니 LED 진영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미니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9%를 기록했다. 하이센스(27%), TCL(26%) 등 중국 업체들이 뒤를 이었다. 소니(4%)와 LG전자(066570)(1%)는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오 QLED를 중심으로 점유율 70%가 넘으며 압도적 1위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전년 대비 출하량이 26% 줄어들며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이 시기 하이센스와 TCL은 출하량을 크게 늘리며 점유율을 높였다. 하이센스의 미니 LED TV 출하량은 1년 만에 18배 증가했고 TCL도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112% 늘었다.

미니 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1㎛=100만 분의 1m)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다. 기존 단점인 명암비 등을 개선한 프리미엄 LCD TV로 볼 수 있다.

중국 업체의 약진은 LCD 패널 시장 장악에 따른 결과다. 미니 LED 시장이 개화한 3~4년간 중화권 미니 LED 부품 공급망이 갖춰지며 중국산 TV의 가격 우위가 다져졌다. TCL은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CSOT를 통해 완제품·디스플레이 수직 계열화에 성공해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 LCD 패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중시 소비심리가 중국 내수시장에 번진 것도 한몫을 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은 중화권에서 LCD 패널을 공급받기 때문에 중국 업체보다는 미니 LED TV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LCD 산업에서 한국이 중국의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강화된 미니 LED TV 시장 입지를 발판 삼아 삼성·LG전자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 뺏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90만 5000대를 기록하며 OLED(136만 대)를 바짝 따라붙었다. DSCC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제품군이 OLED TV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규모 확대가 한정적인 프리미엄 시장에서 미니 LED의 약진은 국내 업체들로서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TCL은 지난해 처음으로 TV 시장에서 연간 출하량 기준 LG전자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하이센스까지 3위로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는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기술력을 필두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광고 등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신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니 LED는 LCD의 단점을 개선한 제품일 뿐 기술적으로는 OLED와 차이가 분명하다”며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수익성 전략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