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불법 공매도에 역대급 과징금

"BNP파리바·HSBC 고의적"
각각 100억 안팎 부과할 듯

금융당국이 장기간 고의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BNP파리바와 HSBC에 각각 100억원 수준의 역대 최고액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근거로 부과한 과징금 최고액은 38억원이다. 21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22일 열릴 임시증권선물위원회에서 BNP파리바와 HSBC에 대한 과징금 수준을 다시 의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불법 공매도 규모가 더 큰 BNP파리바에는 100억원을 넘는 과징금이 부과되고, HSBC에는 100억원보다 낮은 금액이 과징금으로 부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감독원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HSBC는 2021년 8월부터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를 벌였다. 두 곳 모두 미리 빌려놓은 주식만큼만 공매도를 할 수 있음에도 이를 어기고 앞으로 빌릴 수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주식을 공매도한 사실이 당국에 적발된 사례다. 자본시장법은 미리 빌려둔 주식을 이용한 공매도(차입 공매도)를 제외한 모든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2일 열리는 임시 증선위에서 과징금 부과가 최종 결정될 것 같다"면서 "이때 결정되지 않더라도 연내에는 처분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두 글로벌 투자은행이 장기간 고의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을 적발했다"면서 역대 최고 과징금을 부과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은 "검은 머리 외국인들을 잡아 와서라도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강한 처벌 의지를 드러냈다.

[최희석 기자 / 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