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좀 활용해 암 정복 앞당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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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암에 대해 '불치병' '죽는 병'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고혈압과 같이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김 펠로는 "엑소좀에 강력한 치료제를 탑재하고 정확한 시기에 표출해 정밀하게 타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자체 개발한 유전자를 비롯한 치료제를 탑재할 수 있는 엑소좀 플랫폼 기술이라면 글로벌 빅파마들과도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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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좀 플랫폼 시프트바이오
의사·교수직 버리고 창업
"성공한 롤모델이 많이 나와야
의과학자·벤처 토양 단단해져"
◆ 바이오 최전선의 의과학자 ◆
"지금까지 암에 대해 '불치병' '죽는 병'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고혈압과 같이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면역항암요법의 세계적인 대가로 꼽히는 김인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펠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암은 인간이 생명인 이상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 하는 질병"이라며 "치료 효과는 확실하면서 고통스럽지 않은, 즉 삶의 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항암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암 치료에 대한 남다른 생각처럼 그는 지금까지 남들과 다른 인생 여정을 선택해왔다. 국내 1세대 의과학자로 꼽히는 김 펠로는 1984년 경북대 의대 졸업 당시 동기들 중 혼자 기초의학을 선택했다. 2014년에는 대학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IST로 자리를 옮겼으며, 2020년에는 제자들과 함께 시프트바이오를 창업하며 바이오벤처에도 도전했다.
도전의 원동력으로 김 펠로는 '재미'를 꼽았다. 김 펠로는 "연구, 학생들과의 대화, 강의 등 다양한 곳에서 대화를 통해 주고받는 과정을 즐긴다"며 "소통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곳에서 도전하는 것도 재밌다"고 밝혔다.
시프트바이오는 엑소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몸 안의 미세한 '택배 시스템'으로 불리는 엑소좀은 세포가 외부로 방출하는 소낭인 EVs(extra cellular vesicles)의 일종이다. 엑소좀은 단백질, mRNA, 지질 등과 같은 핵산을 포함하며 다른 세포들과 융합해 내용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기존 약물 전달체들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펠로는 "엑소좀에 강력한 치료제를 탑재하고 정확한 시기에 표출해 정밀하게 타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자체 개발한 유전자를 비롯한 치료제를 탑재할 수 있는 엑소좀 플랫폼 기술이라면 글로벌 빅파마들과도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엑소좀 치료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 김 펠로는 "국내에서 엑소좀 치료제 임상시험 건수는 아직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엑소좀 치료제가 이미 임상시험 승인 100건을 넘어섰다"며 "시프트바이오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임상 및 생산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펠로는 엑소좀이 암 외에도 다양한 활용 범위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섬유증이나 염증성 질환에서 진행을 억제하고 동시에 재생을 촉진하는 메커니즘의 약이 필요하다"며 "줄기세포 유래의 엑소좀에 유망한 치료제를 탑재하는 것이 한 가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의과학자 1세대로 꼽히는 그이지만, 의과학자를 선택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김 펠로는 "환자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다양한 생각을 궁리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무의식적으로 있었다"며 "대학생 때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임상의 길을 가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벤처 창업, 의과학자 등 시대가 요구하는 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 김 펠로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더 나오기 위해서는 성공한 롤모델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의과학자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눈앞에 있는 전문의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불확실하고 남들과 다른 길을 간 사람도 명성과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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