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출신 중기장관 후보…野 "전문성 없다" 與 "적임자"(종합)

이수정 기자 2023. 12. 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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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자중기위, 중기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기부와 아무런 연결고리도, 전문성도 없어"
"글로벌 스탠다드 맞춰 기업 변화해야…적임자"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21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전문성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은 외교부 제2차관 출신인 오 후보자를 상대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적임자가 아니라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오 후보자는 1988년 외무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외교부에만 몸담았다. 외교통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벤처·스타트업 경험이 전무한 만큼 관련 정책 이해도가 얼마나 높을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외무고시 출신으로 35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다"며 "중기부와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전문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스타트업 모두 경기침체, 고물가, 고금리로 큰 위기다. 한가하게 비전문가에게 중기부 장관의 중책을 맡길 수 없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 스타트업 전문가들을 제쳐놓고 중기부 장관으로 지명을 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낙하산도 펴줄 만한 사람한테 펴줘야 하는데 오 후보자는 그 정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자는 "인사권자에 대한 사항은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35년간의 외교관 생활에서 언제나 저의 역량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같은당 김용민 의원은 "업계에서는 우려가 굉장히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성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조선회사를 수사하면 조선업 전문가가 맞느냐"며 "베트남 대사로서 수출을 도왔고 재래시장을 다니면 중소기업 전문가가 맞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중소기업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3.12.21. 20hwan@newsis.com

김 의원은 "장관은 이해하는 자리가 아니다. 일하는 자리"라며 "본업도 아닌 곳에 지명된 것에 대해 사퇴할 의향이 있냐"고 질타했다. 오 후보자는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을 것 같다"며 "청문회에 성실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같은당 이장섭 의원은 오 후보자에게 "지명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 적임자라고 생각했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여러가지 주어진 책무를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중기부 장관으로서 요구되는 다양한 전문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간과 함께 노력하는 부분들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정일영 의원도 "지명 받은 것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도덕성이나 전문성, 책임감, 업무추진력, 불성실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지적하겠다. 후보자는 사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전문성을 일정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오 후보자를 상대로 각종 중기·벤처, 소상공인 정책과 수치 등을 조목조목 따져 물으며 전문성 검증에 날을 세웠다. 오 후보자는 정책과 수치 답변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정호 의원은 오 후보자에게 온누리상품권 지원 예산에 대해 물었다. 오 후보자는 "지원예산 자체에 대해서는 액수를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지역사랑상품권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지역사랑상품권도 지방의 여러가지 소득증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상품권이지만,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지역 자치에 해당하는 사무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21. 20hwan@newsis.com


김 의원은 "EU가 올해 10월부터 시행한 탄소국경조정제 배출량 의무신고에 대해 알고 있냐. 신고 미이행시 패널티가 얼마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패널티를 조정하는 기간 동안에 있어서는 규정이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연관돼 영향을 받는 철강이나 철강 제품이 수출되는 금액에 대한 질문에는 "금액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경제외교를 오랫동안 했다고 했지 않느냐. 가장 핫 이슈가 이것인데, 공부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바로 튀어나와야 한다. 350만톤, 44억불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장섭 의원은 "외교업무를 봤기 때문에 수출 분야에서만큼은 잘할 수 있다는 말씀을 오전 내내 하셨다. 그런데 중기부의 업무는 수출업무가 직접적인 것과는 좀 다르다. 산업부의 통상업무가 따로 있다"며 "섣불리 수출 관련한 부분들을 내세우는데 수출기업이든 내수기업이든 중소기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정부가 해야 될 역할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1월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오 후보자는 "2년간 유예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유예의 기간 동안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기업들이 제대로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이 있어야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 내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 중기부가 해야 될 일들은 어려움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2.21. 20hwan@newsis.com

여당은 오 후보자 전문성 우려와 관련해 엄호했다. 후보자가 경제외교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만큼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타 부처와의 협업 등에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은 "후보자가 국가 간 이익에 상충되는 경제외교에서 협상과 조정 분야에서는 누구보다도 탁월하다고 본다"며 "중소기업의 숙원 과제들이 대부분 최저임금, 근로시간, 중대재해처벌법, 가업승계 등 중기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분야와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상충돼 있는 게 많다. 후보자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협상과 중재를 잘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당 박수영 의원도 "중기청이 중기부로 바뀌고 이제는 큰 변화, 혁신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보내면 한통속이 되기 쉽다. 약간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들어와서 부처를 바꿔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만들어서 수출을 이끌어나가는 기업으로 변화를 시켜야 하는 타이밍이다. 그래야 국내에서만 먹히는 좀비기업을 벗어날 수 있다. 최적임자가 오셨다"고 말했다.

김성원 의원도 "기관의 장이라고 하는 것은 기관이 잘 돌아가고 할 때는 전문적인 영역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조직의 운영을 잘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자가 중기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35년 동안 국익을 위해서 해 온 것들을 바탕으로 해서 잘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않냐"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한 부처의 업무를 제대로 관할해 나가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굉장히 중요하고 조직관리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기부가 정책역량이 더욱더 강화돼야 하고 새로운 정책이 수혜자까지 연결되는 고리가 더 탄탄해야할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관리하면서 챙겨나갈 수 있는 역량을 공직자로서 키워왔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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