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는 선수의 권리, 충분히 그래도 돼"…손혁 단장은 장민재의 15년을 존중했다

김민경 기자 2023. 12. 21. 17: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장민재 ⓒ곽혜미 기자
▲ 손혁 단장(왼쪽)과 장민재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FA는 선수가 누릴 수 있는 권리니까요. 선수 본인이 시장에서 자신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고, 장민재가 충분히 그렇게 해봐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은 내부 FA 투수 장민재(33)를 충분히 대우해 주고 싶었다. 장민재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2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올해까지 15년을 뛰어 처음 FA 자격을 얻었다. 평범하게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보다 2배 정도 더 시간이 걸렸으니 이번 권리 행사가 장민재에게는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을 터였다. 손 단장은 그런 장민재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렸고, 천천히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을 시간을 보내길 바랐다.

장민재는 첫 FA 권리에 설레는 마음과 별개로 한화와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 없었다. 요즘은 과거처럼 프랜차이즈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기회가 되면 이적해 몸값을 올리는 게 대세지만, 15년 동안 헌신했던 팀을 떠나는 일이 쉬울 리 없었다. 장민재는 21일 한화와 2+1년 총액 8억원에 사인했다. 2년 동안 보장액 4억원에 옵션 1억원이고, 향후 1년 연봉은 2억원, 옵션 1억원이다.

손 단장은 장민재와 계약을 발표하고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FA는 선수가 누릴 수 있는 권리니까. 선수 본인이 시장에서 어떻게 판단하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했고, 또 나는 장민재가 충분히 그렇게 해봐도 된다고 생각했다. 워낙 꾸준하게 지금 10년 이상을 한 팀에서 열심히 했으니까. 묵묵하게 어려운 보직도 도맡아 해줬고, 항상 군말없이 그냥 자기 공을 꾸준하게 던진 선수였다. 나는 그점을 충분히 존중해주고 싶었고, 시장을 살펴본 뒤에 우리와 계약을 마무리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장민재의 프로 15년 성적표는 그리 화려하지 않다. 통산 287경기에 등판해 34승53패, 4홀드, 751⅓이닝,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했다. 우완인데 구속이 빠르지 않은 탓이다. 아마추어 시절 혹사 여파로 부상이 잦았고, 지금은 직구 구속이 130㎞ 후반대에서 140㎞ 초반대로 형성된다. 대신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더 갈고 닦아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았다. 또 선발과 불펜 어느 보직이든 가리지 않고 팀이 원하는 자리에 섰다. 한 팀을 운영할 때 꼭 필요한 감초같은 선수였고, 한화는 장민재의 그런 노력을 알기에 충분히 대우해주고 싶었다.

손 단장은 "장민재는 제구도 좋고, 롱릴리프와 선발, 불펜까지 다 가능한 선수다. 또 워낙 운동도 열심히 하고 모범적인 스타일이라 어린 선수들한테 귀감이 많이 된다. 야구인 선배로 봤을 때도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다. 올해 FA 시즌인데 성적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장)민재는 항상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선수라 기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 장민재 ⓒ 한화 이글스

장민재는 다음 시즌 후배들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손 단장은 "장민재는 5선발 경쟁을 해야 하고, 경쟁 결과에 따라서 롱릴리프나 불펜도 가능하다. 어쨌든 선발투수가 지금 어린 문동주와 김민우가 있다. 김민우는 올해 부상이 있었고, 문동주는 내년에 더 잘 던질 것이란 기대감은 있으나 아직은 어린 선수다. 투수는 항상 대비를 해놓아야 한다. 민재는 내년에 황준서나 남지민, 김민우, 김기중 등과 선발 경쟁을 먼저 시작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민재는 계약을 마치고 "내년 시즌에도 한화이글스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항상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우리 팬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팀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후배들이 많은데 그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베테랑의 역할을 다 하겠다. 경기장 안에서는 팀이 필요한 상황에 언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올겨울 부지런히 전력 보강을 해왔다. 외부 FA 내야수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원에 데려오면서 지난겨울 FA로 영입한 채은성(6년 90억원)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다. 2차드래프트에서는 투수 이상규(1라운드 4억원)과 배민서(3라운드 2억원),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1억원) 등을 영입해 부족한 포지션을 채웠다. 여기에 베테랑 투수 장민재까지 붙잡으면서 계획대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손 단장은 추가 전력 보강 계획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는 계속하겠지만, 이제는 더 채우는 것보다는 보강된 전력을 잘 정리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만 더 채우면 한화의 스토브리그는 대략 마무리될 전망이다.

▲ 장민재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