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1년 전"…유통업계, 메타버스 제페토 진출 후 사실상 방치

임현지 기자 2023. 12.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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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 월드 ⓒGS리테일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제페토'에 진출한 유통기업들이 사실상 월드(맵)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열기가 식어가는 것과 동시에 당장 수익이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단발성 이벤트로 그치는 분위기다.

21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제페토에 진출한 유통기업들은 대부분 월드 론칭 이후 1년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 메타버스 붐이 일었던 2021년에는 GS25와 토니모리, 배스킨라빈스가, 지난해에는 스타필드와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 제페토에 월드를 열었지만 오픈 이후 업데이트는 대부분 2022년이 마지막이다.

GS25가 2021년 12월 오픈한 '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 월드는 지난해 7월이 마지막 업데이트다. 공식 캐릭터인 '지에스리오' 왕자의 계정도 제페토 웹드라마 '나의 아름다운 세상은' 영상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신규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뷰티 브랜드인 토니모리는 2021년 10월 서울 홍대 토니모리 매장을 그대로 구현한 제페토 '홍대 토니모리월드점'을 오픈했으나, 이 역시 지난해 5월이 마지막 업데이트다. 2022년 1월 문을 연 '에뛰드 월드 맵'과 한강공원 월드 안에 문을 연 헤라의 메타버스 팝업스토어 '위시로켓'도 만들어진 이후 그대로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10월 오픈한 '빌리프 유니버스'도 마찬가지다.

2022년 오픈한 스타필드와 현대백화점면세점 '미스터리공항', 불가리 등의 월드도 1년 넘게 같은 모습으로 멈춰있다. 배스킨라빈스가 2021년 12월 오픈한 '배라팩토리'와 2022년 오픈한 '배라스노우캠핑' 역시 지난해 7월이 마지막 업데이트다.

제페토 '구찌 앙코라' ⓒ네이버

지속적으로 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구찌와 CU가 있다. 두 회사 모두 네이버제트와 공식적인 협업을 통해 운영되고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구찌는 네이버제트와의 협업을 통해 2021년 이탈리아 피렌체 '구찌 빌라'를 제페토에 구현한 월드를 오픈했다. 지난 9월 양사는 11번째 협업을 진행, 새로운 컬렉션 분위기에 맞춰 '구찌 앙코라' 월드로 업데이트했다. 지난 13일에는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신규 뷰티 아이템 5종을 가상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한번 더 리뉴얼이 진행됐다.

CU의 경우 한강공원, 교실 등 제페토 공식월드 내에 입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처음 문을 연 'CU제페토한강점'은 CJ제일제당, 마르디 메크르디 등과 협업하며 꾸준히 변화해왔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는 지난 7월이다. 올해 10월에는 게임을 기반으로 한 신규 월드 '점프&런'을 열고 온·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2개의 맵을 운영 중인 제주삼다수의 첫 번째 월드인 '제주삼다수 월드'는 지난해 11월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멈췄다. 다만, 올해 6월 문을 연 두 번째 월드 '제주삼다수 테마파크'는 이달 말까지 미션 랭킹 이벤트를 진행하며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말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가상현실 붐이 일어나며 주식과 도서 등이 크게 주목받았지만, 엔데믹 이후 '챗GPT' 등이 부상하며 메타버스의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메타버스 붐이 사그라들며 가상·증강현실(VR·MR)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40% 감소했다. 다만, 제페토의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는 2021년 2억명에서 현재는 4억명을 넘어섰다.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제페토 입성이 꾸준히 이뤄지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공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담 인력과 비용 등에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지속하기에는 메타버스 자체에 비전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뛰어들었지만 실질적인 수익이나 눈에 띄는 성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꾸준한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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