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찐엄마의 20년 식사봉사 선행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2023. 12. 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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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전국 어디든 달려가는 봉사단체가 있다.

25년째 독거노인과 장애인, 결식아동, 새터민 등에게 식사 봉사활동을 하는 '사랑의 밥차'다.

사랑의 밥차 봉사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사랑의 밥차는 자발적인 봉사와 후원만으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라며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눌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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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밥차' 김옥란 이사장
독거노인·결식아동·새터민
소외된 이웃에 따뜻한 한끼
딸 공효진씨도 10년째 동참
인공관절 수술 후도 봉사 계속
코로나이후 참여·후원 줄어
"마음 나눌 분 늘었으면 해요"
김옥란 사랑의 밥차 이사장이 활동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전국 어디든 달려가는 봉사단체가 있다. 25년째 독거노인과 장애인, 결식아동, 새터민 등에게 식사 봉사활동을 하는 '사랑의 밥차'다. 2008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 당시 지역 주민과 봉사자들을 위해 현장에서 58일간 밥차를 운영하며 매일 1500명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기도 했던 단체다. 설립자인 채성태 씨에 이어 올해부터 사랑의 밥차를 이끌고 있는 김옥란 이사장(66)을 매일경제가 최근 인터뷰했다.

지난 10월 김옥란 이사장(왼쪽)과 그의 딸인 배우 공효진 씨(오른쪽)가 서울 후암동에서 봉사를 마친 뒤 촬영한 사진. 사랑의 밥차

20년 차 베테랑 봉사자인 김 이사장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현장에서 만든 따뜻한 밥 한 끼'다. 그는 "코로나19 시절 잠시 도시락 배달을 한 적이 있는데 차갑게 식은 음식을 드린다는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며 "아무리 인원이 많아도 갓 지은 밥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건 3.5t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식 주방' 덕이다. 싱크대와 냉장고는 물론 가스설비까지 갖춘 시설로 한 번에 300인분 요리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사랑의 밥차가 못 만드는 음식은 없다. 김 이사장은 "특히 어르신들께는 보양이 될 만한 메뉴를 준비해드리려 한다"며 "갈비탕과 삼계탕, 전복죽은 물론 방어회나 랍스터 요리까지도 만든다"고 말했다.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는 하루 전부터 시작된다. 김 이사장은 "수백 명의 식사를 마련하려면 보통 4시간 정도가 걸린다"며 "점심 식사를 대접하려면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므로 전날 저녁에 미리 장을 봐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사 준비로 봉사가 끝나는 건 아니다. 김 이사장은 "음식이 완성되면 봉사자들은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의 식사를 도와드린다"며 "식사가 끝난 뒤 설거지와 시설 청소까지 마친 뒤에야 봉사활동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사랑의 밥차 봉사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뤄지고 있다.

가끔은 힘에 부치는 날도 있겠다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솔직히 힘들다는 생각은 매번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그만둘 수 없는 게 봉사라고 김 이사장은 덧붙였다. 그는 "캄캄한 새벽에 봉사활동을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설 때면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면서도 "돌아오는 길에 봉사자들과 '오늘 밥 진짜 잘됐어, 찌개 맛있게 드시더라'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봉사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봉사 중독'이라 부른다. 김 이사장은 "너무 힘들어서 이제 못 나오겠다고 얘기하던 분들도 다음 봉사 때 보면 또 나와 계신다"고 덧붙였다.

그의 '봉사 중독'에 처음에는 가족도 걱정이 많았다. 원래 좋지 않던 어깨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악화됐다. 김 이사장은 "오른쪽 어깨를 세 번 수술하고 지금은 인공관절을 삽입한 상태"라며 "한 번 더 문제가 생기면 영영 팔을 못 쓴다고 해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진심을 알게 된 가족도 열혈 봉사자가 됐다.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이었던 김 이사장의 딸 공효진 씨도 10년 전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사랑의 밥차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봉사자와 후원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의 밥차는 자발적인 봉사와 후원만으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라며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눌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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