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공간의 변화, 연결 사회로

2023. 12. 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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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년 전 시작한 이 방송은 1인 가구의 로망과 현실을 보여주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1인 가구는 이제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진정한 '대세'가 되었다.

혼자 밥 먹기, 혼자 영화 보기 등 홀로 즐기는 일상이나 1인용 가전제품과 밀키트가 출시되는 등 소비경제 또한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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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년 전 시작한 이 방송은 1인 가구의 로망과 현실을 보여주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1인 가구는 이제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진정한 '대세'가 되었다. 혼자 밥 먹기, 혼자 영화 보기 등 홀로 즐기는 일상이나 1인용 가전제품과 밀키트가 출시되는 등 소비경제 또한 변화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웃 간 단절, 사회적 고립, 고독사 문제 등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1인 가구의 고립과 단절을 해소하고 촘촘한 연결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지역공동체 조성과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07년 시작된 행복도시 건설 사업의 비전도 단순히 콘크리트로 된 도로나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안에서 타인의 체온을 느끼고 서로 온기를 나누는 공동체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행복청의 여러 시도와 노력 가운데 '함께 산다'는 철학을 지난 17년간 꾸준히 적용해온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행복도시 15개 마을마다 영유아부터 청소년·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문화·체육·복지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입지해 어디서든 '내 집 가까이' 이용할 수 있는 이곳은 복합커뮤니티센터라 불린다. 그중 행복청과 지자체, 학교, 주민자치회 등 관계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해밀마을의 사례는 더욱 특별하다. 마을 전체를 큰 그림으로 두고 시설들을 유기적으로 배치하니 시설 간 경계와 벽은 허물어지고 소통과 공유의 공간은 더욱 넓어졌다. 단지 구석구석 물줄기처럼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좁은 학교가 아닌 탁 트인 공원에서 마음껏 공을 차고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복합커뮤니티센터 너머 악기 연주 소리, 통통 튀는 탁구공 소리가 들려온다.

주민들 또한 다양한 마을 사업을 기획하고 이에 참여하며 단지 안팎을 풍성하게 채운다. 학생들이 주도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일정 교육을 거친 어르신들이 돌봄교실 보조교사가 되기도 한다. 미술·음악·요리 등 배움교실을 여는가 하면 동네를 설계한 건축가를 초청해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키우기도 한다. 이처럼 주민들의 작지만 주체적인 활동이 모여 지역공동체를 이루는 토양이 되고, 그 위에 비로소 '함께 사는 사회'가 싹 틔우는 것이다.

행복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는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제공과 지역공동체 구심 역할을 인정받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제안되는 등 전 세계와 공유하는 지역 커뮤니티 모델로서 지평을 넓혀 가는 중이다.

'먼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옛말이 있다. 앞서 말한 TV 프로그램에서도 혼자 사는 일상만이 아니라 명절을 같이 보내고 김장과 이사를 돕는 등 혼자지만 함께하는 삶을 보여준다.

이처럼 1인 가구의 로망과 자유로움도 사람 사이의 정(情)과 공동체가 뒷받침돼야 진정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해밀동 복합커뮤니티 단지와 같은 지역공동체가 더욱 보편화돼 옛날과 같이 이웃을 이웃사촌으로 부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김형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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