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장 낙서, 어떻게 가능? 그많은 CCTV는 뭐하고..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이승훈 앵커
■ 방송일 : 2023년 12월 21일 (목요일)
■ 대담 :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승훈 앵커(이하 이승훈) :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 낙서로 테러했습니다. 문화재를 훼손한 겁니다. 붙잡고 보니 10대 남녀 2명의 소행이었습니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고 그걸 따라한 20대도 있습니다. 자수를 하고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와서는요. '내가 한 건 예술이었다.' 그런 말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 화가 나 있습니다. 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이웅혁 교수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이하 이웅혁) : 네 안녕하십니까?
◇ 이승훈 : 네 반갑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거 무슨 일이냐' 그랬는데 결국 경복궁 담장에 낙서 테러 한 두 사람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그런데 그 두 사람, 확인해서 잡기까지 90시간 정도가 걸리더라고요. 우리나라 뭐 CCTV 천국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근데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요?
◆ 이웅혁 : 일반적으로 심지어 살인 사건도 하루 안에 대부분 24시간 안에 검거가 되고 범인이 특정되는데요. 그것이 CCTV가 서울시내에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사안 같은 경우는 90시간 이상 소요되면서 상당히 지체됐던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지금 이 경복궁에 CCTV가 상당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430개 정도의 CCTV가 있었던 것 같은데 415개가 궁 내에 대부분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담벼락에는 불과 14대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 동선을 연결해서 추적을 해야 되는데 이것이 상당히 어려웠던 것 같고요. 더군다나 심야에 발생을 하고 또 심야에 도주를 했기 때문에, 심야 시간에 상당히 화질도 안 좋았고 또 어쨌든 대도시이기 때문에. CCTV가 있지만 경복궁 주변에는 끊어지는 이런 공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상 외로 90시간이라고 하는 시간이 걸렸던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 이승훈 : 교수님 말씀하셨지만 '과연 누가 경복궁 담벼락에 이렇게 낙서를 하겠느냐.' 이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정 강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 이웅혁 : 지금 일단 피의자가 3명으로 특정이 됐죠. 먼저 얘기한 1차 피의자라고 명명을 하면, 상당히 충격적인 것이 이들이 10대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일단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10대 청소년들이 SNS상에서 만난, 아직 특정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떤 사람으로부터 금전적 제의를 받고 예를 들면 한 사람당 5만 원씩 그래서 도합 10만 원을 일단 받고 그다음에 성공을 완전히 하게 되면 추후로 수백만 원을 주겠다고 해서. 결국은 돈 때문에 이런 범행을 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물론 이것이 사실인가 여부에 수사에 초점이 맞춰져야 되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이른바 이 의뢰인이 장소 즉 경복궁, 서울경찰청 담벼락으로 그 장소도 지정을 했고 '영화 공짜'문구와 불법 공유 사이트 주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문구 지정까지 의뢰인이 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10대들의 행위도 상당히 비난 가능성이 높고 또 앞으로 수사의 중요한 방향 중에 하나가 과연 이 사주한 인물이 정말 존재한다면 이 사이트에 여러 가지 수익 구조라든가 저작권법 위반이라든가 이런 등등에 대한 수사도 함께 꼭 병행이 돼야 되겠죠.
◇ 이승훈 : 근데 일단은 그렇게는 생각할 수 있잖아요? 10만 원을 5만 원씩 나눠서 받았다고 하니까 돈이 들어온 계좌가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면 진짜 이 사람이 존재하는지는 대충 볼 수 있는 건 아닌가요?
◆ 이웅혁 : 네. 그렇죠. 그래서 이 진술이 사실인가에 대한 수사와 조사도 시작된 것 같고요.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니까 계좌에 대한 역추적이 수사에 초점이 될 것 같고 SNS상에서 나누었던 대화 내역 등에 대한 분석도 지금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승훈 : 요즘에 카톡 이런 게 일상화됐기 때문에 확인하는 거는 예전보다 많이 쉬워졌다고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이웅혁 : 그렇죠.
◇ 이승훈 : 그런데 오전에 경찰이 이들에 대해서 구속영장 신청을 했습니다. 17살 A군에게는 영장을 신청했고 B양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는데. 한 명은 영장을 신청하고 한 명은 불구속 수사하기로 한 것, 왜 이렇게 나눠진 걸까요?
◆ 이웅혁 : 일단 이 사람들의 혐의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공용물건 손상 죄에 해당됩니다. 더군다나 문화재보호법 위반은 벌금형이 없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되는 그런 위반 사항인 거죠.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다만 청소년들의 연령이 19세 미만에 해당되기 때문에 소위 소년법의 특례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구속 같은 경우에도 일반 성인 같은 경우는 구속 요건이 이렇게 돼 있죠. '주거가 불안정하고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고 범죄 사실이 소명될 것' 그런데 이것에 더해서 이와 같이 소년법에 해당되는 청소년들에게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것'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신청하는 것은 부담을 느꼈던 것 같고요. 그리고 행위의 가담 정도로 비추어 봐서 지금 A군은 직접적인 스프레이를 뿌리고 또 낙서를 하고 또 스프레이도 직접 구입을 했고요. 상당히 주도적이고 기여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물론 공범이기는 합니다만 B양은 직접적인 가담보다는 옆에서 도와주고 지켜보고 했던 점에서 차등을 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차등을 두게 된 그 이유도 그 연령상의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소년법의 특례상 구속이 안 되기 때문에 지금 일단 구속영장을 신청을 했고 아마 청구가 되리라고 예상이 됩니다만. 더군다나 일반적으로 이건 정말 국민의 공분을 사는 이런 중대한 행위이기 때문에 비난 여론이 있지만 또 실제 이 구속영장이 A군에게 발부될 것인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실제로 소년범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 같은 경우는 몇 년 전 인천에서 초등학생을 유괴해서 살해했던 그런 끔찍한 사건이라든가, 대전에 있는 여고생이 급우를 목 졸라 살해한 이런 경우에는 분명히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돼서 구속영장이 발부가 됐습니다만. 이번 사례에도 과연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또 실제 발부될 것인가 이것을 좀 지켜봐야 될 대목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 이승훈 : 그러니까 구속영장을 경찰에서 신청하고 이런 걸로 봐서 이거는 사안을 심각하게 본다고 볼 수 있는 거네요.
◆ 이웅혁 : 심각하게 보는 거죠. 다만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것은 그 나이가 지금 17세에 해당되기 때문에 소년법의 특례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구속영장 발부가 될 것인가를 지켜봐야 되겠다는 얘기를 드린 것입니다.
◇ 이승훈 : 지금 이들의 주장대로 돈을 주고 시킨 사람이 만약에 확인된다면 그 사람은 큰 처벌 받겠는데요?
◆ 이웅혁 : 그렇죠. 소위 교사범입니다. 교사범 같은 경우에는 실행 행위를 직접 한 정범과 동일한 형으로 벌하도록 되어 있죠. 다만 이 교사를 한 사람이 이런 불법 사이트를 또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정황이 파악된다면 실제의 선고량은 교사범이 더 높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법정형은 정범과 교사범은 동일하게 처벌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영화 공짜'라고 마치 영화만 불법 다운로드 받는 듯 이렇게 되지만 사실상 이와 같은 구조 자체는 도박 사이트 광고를 불법으로 한다든가 또 음란물을 불법적으로 유통한다든가 이러한 지하 경제적 불법 음란물에 대한 유통 구조와 도박에 대한 암시장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수사도 함께 사주한 사람에게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만, 돈을 받고 나서 이 사람이 자취를 감췄다고 알려져 있는 것 같고요. 더군다나 이런 사이트 자체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과연 이 범인을 빠른 시간에 특정할 수 있는가도 좀 지켜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보입니다.
◇ 이승훈 : 그런데 앞서 자수한 사람이 있습니다. 모방범행 했다는 20대인데, 이 사람 조사받고 나와서 자신의 블로그에 '예술을 했을 뿐이다. 다들 너무 심각하게 보는 거 아니냐.' 이런 글을 올렸다고 그래요. 이 사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이웅혁 : 어떻게 본다면 상당히 왜곡된 심리적 배설을 자신의 일정한 합리화의 방책을 써서 정당화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총평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마치 자신이 외국에 있는 미스치프라고 하는 유명한 예술가 집단과 본인을 동일시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스치프라고 하는 유명 예술가들은 문화재의 효용을 해하는 이런 범죄행위를 하지는 않죠. 그래서 지금 흥미, 장난 그리고 자신의 왜곡된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고 있는 것 같고요. 더군다나 불과 한두 달 전에 전시장에서 전시물인 모자를 훔쳐서 기소유예가 되었던 상황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범죄행위를 마치 예술로 둔갑시켜서 잘못 설명하는 그런 얘기가 아니겠는가. 조금 더 과격하게 얘기하면 매를 벌고 있는 이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반성과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마치 자신의 행위가 예술적인 것으로 왜곡되어서 표현을 하게 되는. 조금 더 과격하게 얘기를 하면, 김일성 부자가 이런 행위를 하지 않습니까? 금강산에다가 폭력적인 그러한 행위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은 아니냐. 존재감 자체를 문화재에 투영함으로써 그와 같은 신분으로 동일시하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비판을 가하고 싶습니다.
◇ 이승훈 : 웃을 일이 아닌데 참 헛웃음이 다 나옵니다. 관종이라고 하나요? 뭐 그런 거일 수도 있고, 이걸 또 상업적으로 한번 이용해 보겠다는 이런 의도가 있지는 않을까요?
◆ 이웅혁 : 낙서에 가수명과 곡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본인은 '단순한 팬심이었다.' 이렇게만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업무를 했었던 것인지 직업이 있었던 것인지 상업적 이익이 있을 수가 있는 것인지 이런 것도 사실은 추가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이승훈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웅혁 : 네 감사합니다.
◇ 이승훈 : 지금까지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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