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고무신 선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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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반드시 그 요인만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7대 총선에서 뚜렷한 효과가 입증된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운동'은 이후 선거에서도 표심만을 겨냥한 '표퓰리즘(포퓰리즘에 빗댄 신조어)전략'으로 진화해 지금까지 정파를 막론하고 지속적으로 가동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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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예전에 ‘고무신 선거’ ‘막걸리 선거’라는 말이 있었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은 1963년부터 시작된 첫 임기를 마치고 67년 7월부터 제6대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서게 되자, 정권 연장을 위해 대통령을 한 번 더 할 수 있도록 대통령 중임만을 허용한 기존 헌법을 3선이 가능한 내용으로 바꾸는 개헌을 본격 추진했다. 그러기 위해 그해 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공화당이 국회 재적 175석 중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확보해야 했다.
▦ 군사정권으로선 필사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안 그래도 3선 개헌에 대해 박 대통령 후계자로 꼽혀온 김종필 등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 반대 조짐이 있었고, 야당에선 부산의 김영삼, 목포의 김대중 등 신진 정치인들이 부상하는 상황이었다. 야당 강세인 도시지역은 그렇다 해도, 지방과 농촌을 겨냥한 선심성 선거운동이 판을 쳤다. 그때 만연한 게 유권자들 모아 막걸리판 벌이고, 고무신 나눠주는 금품ㆍ물품 살포행위였다.
▦ 선거 결과 공화당은 전국구 지역구를 합쳐 의석 129석을 차지해 69년 3선 개헌, 72년 유신헌법의 토대를 다지게 된다. 반드시 그 요인만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7대 총선에서 뚜렷한 효과가 입증된 ‘고무신과 막걸리 선거운동’은 이후 선거에서도 표심만을 겨냥한 ‘표퓰리즘(포퓰리즘에 빗댄 신조어)전략’으로 진화해 지금까지 정파를 막론하고 지속적으로 가동돼왔다.
▦ 근년 들어선 ‘검은돈’ 대신 예산을 쓰는 ‘정책 표퓰리즘’으로 진화했는데, 최근의 두드러진 표퓰리즘 선거전략으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21대 총선 전야에 발표된 코로나19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정책이 꼽힌다.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 지급 추진은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해 사실상 의석 과반인 180석을 차지하는 데 주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여야는 앞다퉈 표퓰리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정부가 은행권을 압박해 자영업자 187만 명에게 대출이자 평균 85만 원을 환급해주기로 21일 발표된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역시 그런 측면이 없지 않아 개운치만은 않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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