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통신 단체 "은행권 알뜰폰 본격진입, 시장황폐 우려"

정옥재 기자 2023. 12. 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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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계가 금융자본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는데 대해 시장 황폐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2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소 사업자가 하는 일을 (통신 3사 자회사, 은행 등이) 거대 자본을 가지고 들어와 손해를 보면서 하는 것은 지양해 주면 좋겠다"며 "정부도 그런 것을 감안해 정책을 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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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알뜰통신사업자協 21일 간담회

알뜰폰 업계가 금융자본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는데 대해 시장 황폐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이 2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 중이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제공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2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소 사업자가 하는 일을 (통신 3사 자회사, 은행 등이) 거대 자본을 가지고 들어와 손해를 보면서 하는 것은 지양해 주면 좋겠다”며 “정부도 그런 것을 감안해 정책을 써달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시장 진입에 이어 우리은행도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알뜰폰이란 이동통신 3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품질은 유지하되 거품을 뺀 가격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사업자들을 지칭한다.

알뜰폰 업계는 금융 자본이 시장 장악을 위해 도매대가 이하로 가격을 낮춰 진입하려는데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비 경감 정책에 따라 활성화되고 중소 사업자들이 10여 년간 개척한 시장을 ‘가격 파괴’식으로 금융권이 나서면 시장 질서가 문란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단기적으로는 낮은 통신요금으로 소비자 편익이 높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 자본이 가격 결정권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명수 스마텔 회장은 “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해 벌써 1년이 넘었다. 리브엠(KB 알뜰폰)은 연간 500억 원 손실을 떠안으면서 독창적 사업보다는 싼 요금제로 고객 정보를 확보해 금융사업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알뜰폰 브랜드 프리티 정광필 마케팅지원본부 상무는 “아직 국민은행이 금융당국에 알뜰폰 부수업무 신고를 완료하지 않았는데, 중소 업체들의 우려를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요건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김형진 회장은 시장 지배적인 기간 통신 사업자(SK텔레콤)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통신 서비스를 도매가로 제공하는 ‘도매대가 의무’ 상설화에 대해서는 “통신 3사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정해서 협상하게 해 주기 때문에 저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시조항이었던 망 도매제공을 삭제하고 이를 상설화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제도는 2010년 도입돼 3년마다 연장해야 했다.

김 회장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이제 알뜰폰 사업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 알뜰폰 업계도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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