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학대한 남편 살해한 이란여성, 형장의 이슬로

어린 나이에 강제로 결혼한 것도 모자라 수년 동안 자신을 학대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받은 이란 여성이 교수형에 처했다.

20일 (현지시간) 이란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단체(IHR)는 지난 10년간 수감 중이던 사미라 사브지안(29)이 지난 19일 새벽 테헤란 위성도시 카라즈에 있는 게젤 헤사르 교도소에서 처형됐다고 밝혔다.

IHR에 따르면 그녀는 15살 때 강제로 결혼해 남편을 맞이했으며 이후 강간과 폭행 등 학대에 시달렸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사브지안-파르드는 남편의 학대를 참지 못하고 그를 살해했다. 이후 그녀는 감옥에서 사형수로 10년을 보냈다.

유엔과 국제인권단체가 이란 당국에 사브지안-파르드의 사형 집행을 취소해달라는 요청을 여러차례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사형선고를 받은 지 10년 만에 처형당했다.

그녀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을 당시 두 자녀 중 한 명은 신생아였다. 그녀는 10년 옥살이하는 동안 아이들의 면회를 꾸준히 거부했지만, 사형집행이 예고된 이후 10년 만에 자녀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인권단체는 사브지안-파르드에 대한 사형집행이 "샤리아 율법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복수법에 기초한 형벌이라며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기반한 엄격한 이란의 사형제가 국민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