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어도 두려워 마라" 제주공항 최대 마약 밀반입 일당 혐의부인

필로폰 12㎏ 밀반입 말레이시아인 2명 구속기소
"건강식품인줄 알았다"…배후 세력, 메신저로 지시
검찰, 징역 15년 구형…"운반 물품 마약 인지 했을 것"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지난 10월 27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인 2명이 필로폰 12㎏을 차 봉지에 담아 밀반입하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이번 필로폰 12㎏은 제주공항 적발 사례 중 최대량이다. 2023.11.15.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에 필로폰 12㎏을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말레이시아인 2명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시 진재경)는 21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말레이시아국적 A(35)씨와 B(40)씨에 대한 첫 공판 겸 결심공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0월26일 말레이시아 호텔에서 성명불상자 C씨로부터 월급의 2배 이상의 돈을 받기로 하고 항공기 통해 필로폰 약 12.253㎏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필로폰은 약 1㎏씩 차 봉지에 담겨 진공포장 됐고, 6㎏ 상자 2개로 구성됐다.

이들은 10월27일 필로폰을 여행용 캐리어 2개에 나눠 담은 뒤 항공기 위탁 수하물을 통해 제주에 들여왔다. 이후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실시된 수하물 검사에서 제주 세관에 의해 적발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말레이시아 호텔을 나오면서부터 적발되기 직전까지 C씨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동선을 보고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메신저로 이들에게 '제주도에 도착하면 캐리어를 들고 바로 호텔로 가라', '서로 기다리지 마라', '개(탐지견)가 짖어도 두려워 하지 마라', ' 문자는 즉시 지워라', '건강식품이라고 끝까지 우겨라' 등의 지시를 했다.

검찰은 해당 필로폰과 관련해 4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제주공항 마약류 밀반입 사례 중 최대량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C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과 이들의 진술에 의하면 자신들이 운반한 물건이 마약이라고 충분히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제적 조지적 마약 범죄가 늘고 있어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필로폰인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필로폰 밀반입에 대한 고의가 없고 경제적 이익 또한 매우 적다"며 "경제적 여유가 없고 빚을 청산하고자 부탁을 받고 물건을 옮겼을 뿐"이라며 무죄 선고를 요청했다.

A씨는 "수하물이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했다. 마약인줄 전혀 몰랐다"며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에도 마약 관련 일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 말을 믿고 확인도 해보지 않고 이런 일을 한 것이 유일한 잘못"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B씨는 "C씨로부터 짐을 한국에 갖다달라고 부탁을 받았을 뿐"이라며 "물건을 열어보지 않고 확인도 안했다. 약재일거라 생각했다"고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2월 중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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