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만 돈 벌자” 속이고 말 안 들으면 따돌림···15년간 300억 챙긴 고깃집 사장

수백억원대 자산가 행세를 하며 이웃 소상공인·식당 종업원 등을 속여 약 339억원을 가로챈 60대 여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허성환)는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65)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2008년부터 약 15년간 식당을 운영하게 알게 된 인근 소상공인·식당 종업원·주부 등 피해자 16명으로부터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높은 수익을 주겠다’ ‘돈을 빌려주면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총 339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모두 50~60대 여성으로, A씨의 식당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종업원과 인근 식당·미용실 업주, 주부 등의 서민이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피해자의 피해금액은 약 50억원에 달했다.

A씨는 자신이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식당 운영은 소일거리에 불과하다고 주변인들을 속였으나, 조사 결과 월 수백만원 가량의 식당 매출이 유일한 수입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남편이 건설현장 골재를 납품하는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고, 상경해 요식업으로 성공했다” “서울 내 여러 채 부동산에서 월 수천만원대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들을 고급식당에서 대접해 환심을 산 뒤 “네 돈만 특별히 써서 부자로 만들어주겠다, 우리 둘만 돈 벌자”고 접근해 피해자들이 피해를 주변에 알리지 못하게 했다. 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추가 대여를 거절하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주변에 험담을 퍼트려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시키는 방법으로 15년간 범행을 이어왔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