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탁금 수령·거부 절차 빨라진다…'기습공탁' 대응 가능

내년 1월26일부터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 증명서' 발급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앞으로 형사사건 피해자들이 검찰이나 법원에 여러 차례 방문하지 않고도 공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내년 1월26일부터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 증명서'를 직권으로 발급한다고 21일 밝혔다.

형사공탁은 피고인이 법원에 공탁금을 맡기면 피해자가 수령하는 제도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이 재판부에 반성의 뜻을 알리고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 금전 배상하는 의미다.

피해자가 이 공탁금을 수령하기 위해선 자신이 피공탁자임을 증명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법원이나 검찰을 최소 2회 방문해야 하고, 증명서를 받아내기까지 일주일 가까이 시간이 소요됐다.

법원행정처는 피해자가 공탁물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대법원 규칙을 개정했다.

법원과 검찰이 공탁 사실을 통지받으면 동일인 증명서를 직권으로 발급해 공탁소에 송부하는 것이 골자다.

새 제도의 시행으로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기습공탁' 문제도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습공탁은 피고인이 감형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피해자가 의견을 밝힐 수 없는 선고 직전에 공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탁금을 원치 않는 피해자가 절차상의 문제로 공탁금 회수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절차 역시 단축되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회수동의서 제출 지연 문제도 함께 개선되면서 가해자의 기습공탁에도 일부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