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부잣집인 줄 알았는데…” 갓난아기 두고 떠난 아내, 무슨 일?

이혼 자료사진. /뉴시스

결혼 후 시댁이 재력가 집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갓 태어난 자녀를 두고 집을 나가버렸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내와 결혼 후 갈등을 빚고 있다는 남편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아내는 어릴 적 아역 모델을 할 정도로 예쁘다. 내 적극적인 구애 끝에 만남 3개월 만에 상견례를 했다”며 “아내는 유명한 호텔 결혼식과 강남 신혼집을 원했다.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아내는 임신한 상태였다”고 했다.

결국 두 사람은 부모님을 설득해 일부 지원을 받았고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결혼식은 아내가 원하는 호텔에서 열었고 신혼집 역시 강남의 작은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A씨는 “연애할 때 비싼 선물을 잘 사줘서 그런지, 아내는 제가 부잣집 아들에 고연봉인 줄 알았나 보더라”며 “사실 저는 그리 잘 버는 편이 아니고 부모님도 아내가 생각하는 만큼 재력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정을 알게 된 아내는 화를 내며 사기 결혼을 주장했다고 한다. A씨는 “아내가 길길이 날뛰더니 혼인신고 하자는 제 말을 무시했고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렸다”며 “며칠 후 아내가 다시 돌아가 아기를 침대에 눕히더니 못 키우겠다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더라”고 말했다.

이어 “순간 화가 나 뒤쫓아 갔고 실랑이를 벌이다 아내를 밀쳤다. 아내는 경찰에 신고했고 저는 폭행죄로 조사를 받았다”며 “현재 아기는 부모님이 키워주고 계시고 아내에게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지, 제가 폭행죄로 수사받은 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지 걱정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혼인 의사로 결혼식을 올리고 자녀까지 출산했기 때문에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있다. 최영비 변호사는 “사실혼의 경우 법률혼과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어서, 민법에서 혼인신고를 전제로 한 것을 제외하고는 많은 규정이 유추 적용된다”며 “사실혼이 파탄됐고 상대방에게 주된 귀책사유가 있다면 A씨도 이혼과 마찬가지로 위자료청구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것이 법원에서 인정될지, 즉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의무가 있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A씨는 ‘아내가 자녀를 버렸다’는 것을 들어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싶어 하는데, 부모에게는 모두 양육 의무가 있다”며 “부모 일방이 혼인관계를 종료하면서 다른 일방에게 자녀 양육을 맡기고 자신은 포기했다는 것만으로는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를 끝내기로 결심했다면 자녀를 위해 신분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양육자와 친권자를 누구로 정할 것인지 협의하고, 협의되지 않는다면 법원 청구를 통해 정할 수 있다”며 “자녀를 내가 키운다면 양육비 또한 상대방에게 청구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폭행죄 조사가 불리한 점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불리할 수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아내가 오히려 반소로 손해배상청구를 해올 수도 있다”며 “단순히 밀친 것이 아니라 상해를 입힐 정도였다면 아내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더라도 처벌받게 될 수 있다. 가급적 합의를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