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속 지분매입, 시세조종 성립될까

우연수 기자 2023. 12. 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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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 목적의 지분 매입 허용
구체적 시세조종성 주문·미공개정보 이용 등 관건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의 승기가 조현범 회장 쪽으로 기울어가는 가운데 상대측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시세조종' 카드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조양래 명예회장 등의 지분 매집에 불공정거래가 연루됐다면 경영권 분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단 기대에서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권 방어 목적의 지분 매입 자체는 위법으로 볼 수 없어 금융당국은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자칫 조사 관련 언급이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세조종성 주문이 있었는지, 공개매수 정보가 알려지기 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매집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 혐의가 입증돼야 위반이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둘러싼 시장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전날에는 한국거래소가 조 명예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 매입을 대행한 증권사 지점들에 관련 자료를 제공해달라 요청했다고까지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거래소는 시장 감시 결과 매매 분석상 문제 소지가 있을 때 증권사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들여다보는 심리 절차로 넘어가는데, 증권사에 정보를 요청한 바 없으며 특별 심리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거래소는 주식 매매 거래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계좌주에 대한 개인 정보는 증권사에 요청해 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공개매수 발표 이후 한국앤컴퍼니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시장 의혹이 제기되면 전반적인 내용을 자동으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거래소로부터 매매 거래 원장을 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MBK파트너스의 적극적인 조사 요청도 있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조 명예회장이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를 사들인 것은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짙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청했다. MBK는 조현범 회장의 우호세력인 조 명예회장이 공개매수가 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목적으로 7~14일 높은 단가에 주식을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선 hy가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약 50억원어치를 대량 매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공개매수 발표 직후였던 당시에도 MBK 측이 이 같은 의혹을 조사해달라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감원 측은 요청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시세조종 카드로 MBK파트너스가 압박을 높여가고 있으나 뚜렷한 시세조종 목적성 매매 거래나 주문이 밝혀지지 않는 한 매집 행위 자체는 문제가 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매입은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범위다.

다만 카카오의 에스엠 주식 매집 사례에서처럼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시세조종성 주문 혐의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대량 매집한 행위에 대해 금융당국이 시세조종 혐의를 포착, 현재 검찰이 수사 중에 있다.

시세조종은 시세를 움직이려는 의도성이 있고 고가매수·허수주문·통정매매 등 특정 주문 양태가 발견될 때 성립된다.

또 공개매수 발표 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들였다면 역시 미공개정보 이용·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MBK의 공개매수 발표 전부터 수일 간 주가가 급등했단 점에서 시장에서는 미리 샌 공개매수 정보를 이용하거나 선행매매한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근 증권선물위원회는 당사자들 간에만 알 수 있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가격 협상 과정에서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매도 스왑 주문을 넣어 차익을 챙긴 일당을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의 현재 주가는 공개매수가 2만4000원을 밑도는 1만71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이 조 회장 측 승리를 점치면서 공개매수 무산에 가능성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 지분율 42.03%에 조 명예회장 지분율 4.41%, 우군 효성첨단그룹의 지분 0.72%까지 더해 조 회장 측 지분은 총 47%를 넘어섰다.

25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면 투자자들은 22일까지 대행증권사 한국투자증권에 주식 매각을 신청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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