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법원 “AI는 자연인 아냐…특허권 소유할 수 없어” 최종 판단

김보라 기자 2023. 12. 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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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법원이 인공지능(AI)은 특허권을 소유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20일(현지 시간) AI 시스템인 '다부스(DABUS)'가 고안한 발명품에 특허를 내달라며 미국 과학자 스티븐 세일러가 영국 특허청(IPO)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영국 특허청은 "특허 시스템이 AI 혁신과 사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 분야의 법률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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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영국 대법원이 인공지능(AI)은 특허권을 소유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AI를 인간과 같은 법적 행위자(agent)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20일(현지 시간) AI 시스템인 ‘다부스(DABUS)’가 고안한 발명품에 특허를 내달라며 미국 과학자 스티븐 세일러가 영국 특허청(IPO)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영국 특허법에 따르면 ‘발명가’는 기계가 아니라 자연인(natural person·행위능력을 가진 개인이라는 법적 용어)이어야 한다”며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세일러는 2018년 식품 용기와 점멸 조명에 대한 두 가지 특허를 출원하며 발명자에 자신의 이름 대신 자신이 만든 ‘다부스’를 기재했다. 영국 특허청은 사람이나 법인 등을 발명자로 등재해야 한다며 수정을 요구했지만 세일러는 따르지 않았고 결국 그의 신청은 거부됐다. 이에 세일러는 소송을 제기 했지만 1심, 2심 모두 특허청의 손을 들어줬다.

세일러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로 AI에 의한 발명품 공개가 위축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라즈빈더 자그데브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는 로이터에 “AI를 이용해 상품을 발명하는 사람은 발명자로 자신의 이름을 쓰면 특허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AI 창작물의) 특허 신청을 배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평했다. 영국 특허청은 “특허 시스템이 AI 혁신과 사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 분야의 법률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일러는 미국 특허청을 상대로도 같은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 4월 미국 대법원도 영국 대법원과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그는 남아프리카,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국가에도 다부스의 이름으로 특허를 신청한 상황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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