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역 파리行 야간열차 앞에서 포옹한 두 남자
부활하는 야간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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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독일 베를린중앙역. ‘나이트젯(nightjet)’이라고 쓰인 열차 앞에서 두 사내가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과 폴커 비싱 독일 교통부 장관이었습니다. 본 장관을 태우고 저녁 8시 18분 베를린을 떠난 나이트젯 열차는 프랑크푸르트, 스트라스부르를 거쳐 이튿날 오전 14시간 만에 파리 동(東)역에 도착했습니다.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본 장관은 “멋진 여정이었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저가 항공사에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유럽의 야간 열차가 2020년대 들어 하나둘 부활하고 있습니다. 침대칸에서 하룻밤을 청하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낭만 열차가 재등장하는 거죠. 베를린-파리 구간은 이날 9년 만에 재개통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유로피언 슬리퍼(European Sleeper)’라는 철도 기업이 브뤼셀-베를린 간 야간 열차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이 구간은 내년 3월 말부터는 드레스덴을 거쳐 프라하까지 노선을 연장합니다. 벨기에에서 잠들면 체코에서 깨어나게 되는 기차 여행이죠.
앞서 2021년에는 스톡홀름-코펜하겐-베를린 구간을 다니는 야간 열차가 거의 30년 만에 다시 등장해 유럽인들의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파리-니스 간 야간 열차도 2017년 폐지됐다가 4년 만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죠. 이 외에도 유럽 각지에서 야간 열차 노선이 꽤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여행객들이 하룻밤 숙박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간 열차가 속속 재등장하는 이유는 ‘환경’과 ‘통합’ 때문입니다. 런던-파리 구간을 한 사람이 열차로 이동할 경우 비행기로 움직일 때와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14분의 1에 그칩니다. 또한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은 야간 열차를 늘려 서로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하나 된 유럽’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야간 열차로 유럽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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