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나도 고혈압·당뇨? 증가하는 만성질환 대비 필요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해마다 연말이면 국민 건강과 관련한 각종 통계자료가 발표된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에서는 지난 12월초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1차년도(2022) 결과발표회’를 통해 우리 국민의 주요 만성질환 유병 및 건강행태에 관한 통계를 발표한 바 있고 이어서 20일에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의 주요 결과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체활동은 개선되었지만 흡연, 음주, 비만, 스트레스, 손씻기 등 건강행태는 악화되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진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치료율 역시 90% 이상으로 지속 유지되고 있어 만성질환 관리 수준은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10년간 만성질환 변화를 살펴보면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전체 9.7%p 증가했으며 남녀 40대 이상에서 10%p 이상 증가했다. 비만은 전체 5.4%p 증가했으며 남자 20∼50대가 10%p 증가해 30∼50대 2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의 경우 남자 50대에서 2021년 35.8%에서 2022년 41.6%로 5.8%p 크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성질환이란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여러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담배, 술, 식습관, 신체활동 등 잘못된 생활습관 및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비만율의 경우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사람이 33.7%로 지난해에 비해 1.2%p 증가하여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흡연은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코로나19 유행의 영향 등으로 증가 흡연율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잠시 감소했지만 2023년에는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였으며, 걷기 실천율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는 2020년에 최저 수준을 보인 이후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만성질환은 장시간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 만큼 경제적 부담이 있으며 심뇌혈관질환 등 주요 사망 원인이기도 하다. 실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80.9%를 차지하며 전체 사망의 74.3%를 차지했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황혜림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만성질환은 복합적 요인에 의해서 천천히 진행되며 발병된 후 장시간 건강에 영향을 주는 만큼 지속적인 예방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황 과장은 “매년 연말 발표되는 국민 건강 관련 통계자료를 무시하기 보다는 다가오는 새해 개인의 건강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 전반적인 몸 상태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최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진단 경험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진단 후 치료를 시행하는 비율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비록 흡연율, 음주율이 소폭 증가 추세이나 팬데믹 이후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 금연, 금주는 필수다. 또한 양질의 영양소를 규칙적으로 먹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체력에 맞는 신체활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비만이라면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조사 결과 비만인 사람이 체중 조절을 시도한 비율이 2022년 65.4%에서 2023년 66.9%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걷기실천율과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만성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즉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임의 중단 없이 주기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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