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철강, 광양공장 신설해 집적이익 극대화 … 年매출 1조 정조준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3. 12. 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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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다섯번째 가공센터 완공
인근 포스코제철소 물량 받아
고객사로 냉연철강 직접 공급
물류비 줄이고 적치공간 늘려
스마트공장에 인력절감 효과도
세운철강이 지난해 전남 광양 국가산업단지에 광양가공센터를 건립했다. 세운철강

부산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인 세운철강이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다. 1978년 신정택 회장이 설립한 세운철강은 부산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으로 영남 지역에서 자동차, 가전, 발전설비, 조선 등 산업군에 냉연철강 제품을 공급하는 포스코 최대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중공업, 고려용접봉으로 70% 이상이 대기업이다.

부산과 창원, 울산, 포항에 각각 설립된 세운철강 공장은 지역별로 특화된 설비와 품질 관리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2012년에는 회사 창립 34년 만에 냉연 철강 누적 판매량 1000만t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철강 가공 판매업체 가운데 처음 세운 기록이다. 과거 포항제철소가 처음 가동됐을 당시 연간 생산 규모가 100만t가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철강 제품 2차 업체가 누적 판매 1000만t을 달성한 것은 철강업계에서는 경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운철강 목표는 202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광양공장을 완공하면서 이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지난해 11월 완공한 세운철강 광양공장은 광양국가산업단지에 용지 8만㎡(약 2만4400평), 공장동 2만㎡(약 6047평), 사무동 1200㎡(약 362평) 규모로 들어섰다. 광양공장은 부산, 창원, 울산, 포항에 이어 다섯 번째 가공센터이며 기존 네 곳에 비해 규모도 훨씬 크다. 광양가공센터는 같은 광양에 위치한 세운철강 자회사 세운BNC의 고질적인 적치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세운BNC 인근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앞으로 100만t을 훨씬 웃도는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에 새로 지은 광양가공센터가 이런 물량을 적극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광양가공센터에서 고객사로 직접 가공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2·3차 물류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세운철강 측은 설명했다.

신정택 회장

게다가 광양가공센터는 포스코에서 출하되는 제품의 정보, 운송차량 출입 정보, 제품 하역 정보, 공장 내 제품 보관 위치 등 제품 배송의 모든 과정을 정보기술(IT)과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인력 절감과 재고 관리 부문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광양공장 준공으로 명실상부한 포스코 최대 가공 라인을 구축하게 됐다"며 "충분한 적치 공간을 확보해 포스코 제품 출하 정책에 적극 부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앞으로 연간 100만t의 포스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세운철강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는 오랜 신뢰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세운철강은 어음 부도로 파산 위기에 몰렸으나 신 회장은 '돈을 떼먹을 사람이 아니다'는 평판 덕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최대 거래처 중 하나였던 대우차가 파산하면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으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여금을 반납하며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세운철강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경영난에도 직원을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고, 노사 간에 쌓은 신뢰는 노사 상생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세운철강은 직원 10명 중 8명이 20년 이상 근무 중이고, 거래처 가운데 절반은 창사 때부터 거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세운철강 광양공장 준공식에서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등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운철강

신 회장이 세운철강을 창업한 1970년대는 우리나라 산업이 경공업에 집중할 때였으나 그는 경공업 시대가 가고 철강 수요를 기반으로 한 중공업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열연강판이 주력이던 시대에 자동차, 냉장고 등 소비재 중심 냉연강판 시대가 열리리라는 것을 예측하고 이 사업에 집중했다. 세운철강은 설비투자에 집중했고, 그 결과 철강산업이 발전하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신 회장은 "1980년대 전반기만 해도 선박과 기계 등에 쓰이는 열연강판이 인기가 많았고, 자동차나 전자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냉간강판은 인기가 없었다"며 "그런데 1988년 이후 자동차와 전자제품용 철판이 잘나가기 시작해 회사 상황이 반전됐다"고 말했다.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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