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노조 "무리한 차입금… 하림이 인수하면 모두 파산" 경고

HMM 노조가 하림그룹의 인수로 인해 겪게 될 연쇄 파장을 경고하며 정부가 나서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반대하는 HMM 현대드라이브호 선원들의 분회 피켓시위. /사진=HMM 노조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반대하는 노조가 본격적인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하림그룹이 무리하게 차입금을 들여 HMM 인수에 나사고 있다며 이는 모두가 동반 파산하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21일 HMM해원연합노조(해상노조)에 따르면 하림그룹의 HMM 인수는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가중 시킨다.

HMM 노조는 하림그룹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HMM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10조원의 유보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HMM 노조는 "해운업계는 아직 고유가에 직면하지 않았고 본격적인 물동량 저하, 선박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과 같이 본격적인 불황에 직면하지 않은 상태"라며 "그런데도 내년부터 약 1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HMM이 보유한 유보금 10조원은 앞으로의 불황기를 겪는데 필요한 비상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하림그룹은 그 유보금을 털어먹기 위해 무리한 차입금과 팬오션에 무리한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으로 연쇄 도산의 위험성을 폭증시키고 있다. 사실상 무자본 인수"라고 비판했다.

HMM 노조는 하림그룹의 인수로 인해 발생할 파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 국적선사를 잃을 경우 해외 선사들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HMM 노조는 그들이 부르는 운임은 부르는 대로 지불해야 할 것이고 국내 수출·입 기업은 고운임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쇄효과로 국내 해운산업이 위태롭게 되면 조선산업도 흔들려 대한민국 경제가 위태로워진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HMM 노조는 "HMM은 글로벌 해운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적선사라는 것을 명심하고 매각주체 뿐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매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HMM이 망하면 대안이 없다. HMM의 유보금 10조원을 빼먹어 해운 산업 전반을 위태롭게 만드는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한다"며 "과거 '신의 한 수'라고 평가받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해운도 정책적 오판으로 철저하게 공중분해 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이며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