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류삼영’ 1명에 올킬 당한 9명의 존재감? 與의 ‘무더기 영입’ 패착

변문우 기자 2023. 12. 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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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도마’ 호준석·공지연, ‘노이즈 마케팅’에도 이슈 몰이 저조
당내서도 ‘영입방식·중량감’ 지적…“한 명씩 공들이고 서사 필요”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2호 영입인재' 9명을 하루 만에 대거 발표했다. 여당은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MZ세대 인재들'을 앞세워 총선의 새바람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하루 만에 10명 가까운 인재를 발표하는 '무더기 발표 방식'과 민주당에 비해 인재들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국민의힘 2호 인재 9명은 민주당이 전날 3호로 영입한 류삼영 전 총경 1명에 비해 큰 이슈를 끌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국민의힘 인재영입에 변화가 없으면 총선에서 큰 홍보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3호 인재로 영입된 류삼영 전 총경의 모습이다. 오른쪽은 국민의힘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과 이만희 사무총장이 인재영입 관련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與 '2호 인재' 9명, '류삼영' 영입당일 포털 검색량에 전원 미달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 19일 국민인재 토크콘서트를 2호 인재 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심성훈 청년창업가 ▲정혜림 KAIST 재학생 ▲김금혁 국가보훈부 장관 정책보좌관(북한이탈주민)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임형준 스마트농업 스타트업 대표 ▲공지연 변호사 ▲윤도현 자립준비청년 지원단체 대표 ▲최수진 파노로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호준석 전 앵커 등 청년·여성·언론·과학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다만 이들은 하루 전인 18일 발표된 민주당의 3호 인재 류삼영 전 총경만큼 당일 이슈를 끌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포털인 카카오 트랜드랩 검색수치 분석 결과, 18일 류삼영 전 총경의 검색수치 100을 기준으로 19일에는 ▲류삼영 22 ▲호준석 36 ▲공지연 15 ▲김금혁 9 ▲윤도현 3 ▲정혜림 3 ▲채상미 2 ▲임형준 2 ▲심성훈 1 ▲최수진 1을 기록했다.

네이버 트랜드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8일 류삼영 전 총경의 검색수치 100을 기준으로 19일에는 ▲류삼영 30 ▲호준석 58 ▲공지연 17 ▲김금혁 9 ▲윤도현 8 ▲채상미 4 ▲심성훈 3 ▲정혜림 3 ▲임형준 3 ▲최수진 3을 기록했다. 결국 이슈를 가장 끌어야 할 발표 당일에도 호준석 전 앵커 외엔 아무도 류 전 총경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검색량이 많았던 호 전 앵커와 공지연 변호사는 '구설수'에 오른 영향으로 보인다. 인재영입 직전 YTN에서 퇴사한 호 전 앵커는 사내 윤리강령인 "YTN에서 근무하는 동안 정당활동을 하지 않고, 퇴사 후에도 6개월 이내에 정치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어겼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여기에 그는 지난 2015년에도 평강제일교회가 주최한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가 알기로는 반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통합진보당 밖에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 변호사의 '친족 성폭행 변호' 논란도 조명되고 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그는 과거 술을 마시고 부인의 사촌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5년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피고인의 변호를 맡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이끌어냈다. 해당 내용이 공 변호사가 근무하던 법무법인의 홈페이지에 '성공사례'로 게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국민인재 토크콘서트 '대한민국의 보석을 찾다' 행사를 열고 에너지, 환경, 기업, 언론 등의 분야에서 영입한 인재 9명을 발표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공지연 변호사 ⓒ연합뉴스

'인재영입 소홀' 후폭풍…"이슈도 기세 눌러야 총선 이겨"

이에 당내에서도 인재영입의 기준과 홍보 효과가 모호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는 통화에서 "인재영입에 알맹이가 전혀 없다. 민주당 인재영입이랑 차이가 너무 크다"며 "내년 총선에 진짜 필요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국민들을 공감시킬 전문성 갖춘 인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한 명당 공을 들이고 당내 서사도 만들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시켜야 하는데, 그런 전략이 없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일각에선 당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청년 인재들이 부족하니, 총선을 코앞에 두고 '낙하산 인재 영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이 민주당과의 정쟁이나 내홍에만 집중한 채, 추천에만 의존해 인재를 영입하다보니 검증 시간이 부족하단 지적도 제기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 등에서 "우리 인재가 고갈됐다. 수도권에서는 당을 보고 찍어주지 않아, 경쟁력 있는 사람을 골라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며 "2년 전부터 인재를 찾고, 지역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야했다"고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시사저널에 "인재영입도 민주당과의 전략 싸움 중 하나"라며 "인재영입을 통해 이슈 몰이에서 확실히 기세를 눌러야 수도권 위기론도 벗어나고 총선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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