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펩시코는 왜 생수 놓고 전쟁 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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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의 천국인 미국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음료 시장의 양대 기둥이다. 탄산음료 사업만 보면 코카콜라가 훨씬 앞서간다. 하지만 매출은 펩시코가 더 많다. 음료 상품의 구성이 다양하고 스낵류 사업도 폭넓게 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이 펩시코는 860억달러, 코카콜라는 430억달러였다.
요즘 두 회사 사이에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은 다름 아닌 생수다.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는 탄산음료를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트렌드에 맞춰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생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생수 판매량이 탄산음료 판매량을 넘어서며 음료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미국 생수 시장은 시장조사 업체 서카나 집계로 올해 5월 기준 150억달러 규모로서 1년 전보다 12% 급성장했다. 한 달 생수 시장 규모가 20조원에 가깝다는 얘기다. 판매량으로 보면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159억갤런이 판매돼 2016년(128억갤런)과 비교해 6년 만에 24% 증가했다.
미국 생수 시장은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각 지역 기업들이 차지했지만 파이가 부쩍 커진 요즘은 거대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인다. 크게 펩시의 아쿠아피나, 코카콜라의 글라소스마트워터와 다사니, 네슬레의 폴란드스프링워터가 4파전을 벌이고 있다. 4강 브랜드 중 아쿠아피나가 시장점유율(올해 5월 기준)이 8.5%로서 글라소스마트워터(7.9%)나 다사니(6.1%)보다 높다. 하지만 올해 매출 증가율은 아쿠아피나(1.4%)보다 글라소스마트워터(16.2%)가 훨씬 높다.
이 밖에도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지역별로 다양한 생수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전체 미국 생수 시장에서 두 회사의 연 매출은 각 40억달러 정도로 엇비슷해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다. 음료업계뿐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들도 독자적인 PB 상품을 내놓고 있어 생수 시장의 경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기능성 생수나 프리미엄 생수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펩시코는 내년 전해질을 함유한 생수인 ‘게토레이 워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가 연두색 과일 맛이라면, 게토레이 워터는 말 그대로 무향의 물이다. 코카콜라는 스마트워터가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주 마시는 고급 생수라고 강조한다.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생수 시장을 거품 빠진 콜라 시장의 부진을 상쇄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지난해 3039억5000만달러(약 398조원)였던 세계 생수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5.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음료산업 컨설팅 업체 BMC의 마이클 벨라스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더 건강한 제품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가정 내에서 생수 수요가 증가했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오염되지 않은 식수의 희소성이 높아지는 것도 음료 회사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이유다. 인도와 중국이 포함된 태평양 지역이 작년 글로벌 생수 시장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음료 회사들이 생수 대전에 뛰어들면서 플라스틱 물병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화두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수 제조에 매년 플라스틱 270만톤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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