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만원 줘도 못 사"…전기차 인기 '방전', 보조금 남아 돈다

강주헌 기자 2023. 12. 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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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구매 수요가 떨어지면서 국고보조금이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부담이 수요 둔화의 큰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예상돼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9월 25일 기본 가격 5700만원 미만인 전기차를 대상으로 자동차 회사의 추가 차량 할인 금액에 비례해 국비 보조금을 최대 100만원 추가 지급하는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구매 수요를 크게 늘리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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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 60%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6의 연식 변경 모델 ‘2024 아이오닉 6’를 오는 8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7일 밝혔다. 2024 아이오닉 6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트림별로 기본화하고 신규 패키지를 운영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3.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기차 구매 수요가 떨어지면서 국고보조금이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부담이 수요 둔화의 큰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예상돼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기차(전기승용 기준) 국고보조금 전체 소진율은 60.1%였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신청을 마무리했다.

서울시의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은 66.3%로 집계됐다. 서울시의 경우 올 2월부터 받은 지원신청을 지난 15일 마감했다. 아직 출고되지 않은 접수대수 물량까지 고려해도 소진율은 70%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진율은 93.2%이었고 그 이전에는 모두 100%였다.

지자체 161곳 가운데 35곳은 소진율이 70% 이하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54.6%로 절반을 조금 넘겼다. 비교적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된 제주도에서도 소진율이 85%로 보조금을 다 쓰지 못했다.

법인사업자의 경우에도 전기차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 한국환경공단에 배정된 국고보조금 소진율은 25.1%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초 개인 소비자가 받는 지자체 전기차 구매보조금 혜택을 늘리기 위해 법인사업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시 보조금을 한국환경공단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는 감소세다. 카이즈유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 중형 전기 세단인 아이오닉6의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5% 급감했다. 기아 전기 준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 EV6는 39.7%, 제네시스 전기 준중형 SUV GV60은 76.3% 줄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보급은 지난해 대비 13.9% 증가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대기 수요 소진, 고금리·고물가 영향 등으로 급격히 둔화했다. 7~9월에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판매량이 각각 12.4%, 33.6%, 33.8%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비싼 가격으로 꼽힌다. 동급 모델과 비교해 가격 부담이 더 크다. 환경부는 지난 9월 25일 기본 가격 5700만원 미만인 전기차를 대상으로 자동차 회사의 추가 차량 할인 금액에 비례해 국비 보조금을 최대 100만원 추가 지급하는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구매 수요를 크게 늘리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도 전기차 보조금은 축소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내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으로 2조3988억원을 책정했다. 이는 올해보다 6.5% 줄어든 액수다. 정부의 전기차 대당 국고 보조금은 2018년 1200만원, 2019년 900만원, 2020년 820만원, 2021년 800만원, 2022년 700만원 등으로 매년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내년 국고보조금이 올해보다 100만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기차를 사면 차종에 따라 최대 680만원의 국고보조금과 등록 거주지에 따른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에선 지자체 보조금이 최대 18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에 보조금도 줄어 가격 부담이 더 크게 느껴져 전기차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보조금이 더 줄면 시장 수요는 더 줄어들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저가 소형 전기차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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