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명 사망 형제복지원…국가가 145억 배상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악의 인권 유린으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26명에게 국가가 145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한정석)는 21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자 하모씨 등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법적 책임이 인정되면서 유사 소송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명에게 수용 1년당 8천만원 지급
1960~80년대 부랑인 강제노역·학대
국가책임 유사소송 줄이을 듯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한정석)는 21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자 하모씨 등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원고가 청구한 피해보상금 204억원 중 70%가 넘는 145억 8000만원을 인정 받았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오랫동안 강제 수용돼 고통의 시간을 보낸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재판부는 “강제 수용돼 그 기간에 고통과 또 아주 어려운 시간을 보내신 원고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불법행위는 공권력이 적극 개입하거나 허가, 지원, 묵인 아래 장기간 이뤄진 중대한 인권 침해 사안이며, 그 위법성 정도가 중하고 다시는 이 같은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할 필요성이 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대한민국은 부랑인 신고단속 보호 등 내무부 훈령으로 원고들을 단속하고 강제 수용을 했지만, 이 훈령은 법률유보·명확성·과잉 금지·적법절차·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헌·위법적 훈령이라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강제 수용된 점도 위법한 조치”라고 부연했다.
정부 측은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하고, 그 법리에 따르면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고 결과가 나오자 재판정에 출석한 일부 피해자는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1987년 3월 시설 직원들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숨지고 35명이 집단 탈출에 성공했다. 마침내 형제복지원의 인권침해가 세상에 알려졌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해 8월 형제복지원 사건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판단했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75년부터 13년 동안 657명의 수용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형제복지원 입소자 역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3만 8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수용자들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와 피해 복구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법적 책임이 인정되면서 유사 소송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도 관련 부산 형제복지원 관련 재판 두 건이 내년 1월 31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하지마세요 외쳤는데”…옆집 아저씨가 내 외제차에 한 짓 - 매일경제
- “초라한 내 월급 눈 감아”…작년 한국인 평균연봉 대체 얼마길래 - 매일경제
- “벤츠·포르쉐 뽐냈다가 이런 X망신이 있나”…후륜구동 굴욕, 네 탓이오 [세상만車] - 매일경제
- 홍준표 “한동훈 등판하면, 쓴소리 안하겠다”…깜짝선언, 왜? - 매일경제
- 한국의 보물 ‘검은 반도체’가 해냈다…‘수출 1조원’ 신화 첫 달성 - 매일경제
- [속보] 30년 이상 주택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정부, 내달 발표 - 매일경제
- “부장님 제발 집 좀 가세요”…퇴근 못하는 남자들, 몇시간 일하나 - 매일경제
- 인턴 사원에게 스벅 커피 49명분 쏘게 한 회사…“사회 초년생에게 할 짓이야?” 와글와글 - 매일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락…오후 이임식 예정 - 매일경제
- 이강인 리그 2호 도움! PSG, 음바페 ‘생일 멀티골’ 앞세워 메스 꺾어…전반기 1위 마무리 [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