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 정신 번쩍 들게 하는 ‘비밀병기’(?)

성유진 기자 2023. 12. 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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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高카페인 음료에 빠진 美 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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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드링크 '셀시어스' / 셀시어스 인스타그램

미국 워싱턴DC에서 로비스트로 일하는 매슈 훅스트라는 요즘 의회 직원과 대화를 나눌 일이 있으면 먼저 의사당 지하로 향한다. 이곳에 있는 에너지 드링크 ‘셀시어스(Celsius)’ 전용 자판기에서 한 캔을 뽑아 마셔야 대화에 집중하기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너무 자주 와서) 여기 매일 오는 사람은 다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미국 정가에 셀시어스 마니아는 훅스트라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매체 악시우스의 의회 출입 기자 빅토리아 나이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셀시어스 자판기 사진과 함께 “미 의회 기자단은 셀시어스로 운영된다”는 글을 올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워싱턴DC의 ‘비밀 병기’인 셀시어스가 없다면 정부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중지) 사태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농담까지 나온다”라고 했다.

2004년 첫 출시된 셀시어스는 최근 2~3년 사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2018년 5300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작년 6억5400만달러로 10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주가도 계속 올라 2018년 2억달러 수준이던 시가총액이 현재 120억달러까지 상승했다.

셀시어스 인기 비결로는 먼저 높은 카페인 함유량이 꼽힌다. 기존 에너지 드링크 시장을 양분한 레드불과 몬스터에너지에는 500ml 환산 기준 16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반면 셀시어스에는 282mg이 들어 있다. 이런 고카페인 덕에 최근 정쟁이 격화한 워싱턴 정가에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의회 일정이 숨가쁘게 굴러가고 정치인과 보좌진, 기자들의 근무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른 에너지 음료보다 각성 효과가 큰 셀시어스에 의존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래픽=김의균

맛과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레드불 맛이 10가지 정도인 데 비해 셀시어스는 피치망고부터 수박 맛까지 20가지 맛이 포진하고 있다. 물에 타 먹을 수 있는 분말 형태로도 팔아 편의성도 높다. 생강과 녹차,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도 마케팅 포인트다. 셀시어스는 “설탕이나 합성 감미료인 아스파탐, 인공 색소도 첨가하지 않는다”고 광고한다.

셀시어스는 작년 8월 펩시코로부터 5억5000만달러 투자를 받아 날개를 달았다. 식료품점부터 식당·대학·호텔까지 뻗어 있는 펩시코의 광대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했다. 최근엔 도넛 체인점 던킨, 샌드위치 체인점 저지마이크와 제휴해 이들 매장에서도 셀시어스를 팔고 있다. 미프로축구(MLS)나 F1(포뮬러 원) 같은 다양한 스포츠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미국프로축구(MLS)와 셀시어스는 지난 8월 파트너십을 맺었다. / MLS

그러나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캐나다 식품검사국은 셀시어스를 포함한 일부 에너지 드링크의 높은 카페인 함유량을 문제 삼아 리콜 명령을 내렸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성인 기준 하루 400mg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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