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년 예산 36조 1200억 확정…“경제 위기, 확장 재정으로 돌파”
36조 1210억원 규모의 내년도 경기도 본예산안이 확정됐다. 경기도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큰 전년 대비 증액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와 광역지자체들이 대부분이 건전재정을 이유로 감액 기조를 보인 데 반해 확장재정 기조를 분명히 했다.
경기도의회는 21일 제372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2024년 경기도 예산 36조 1210억원을 확정 의결했다. 이는 2023년 본예산 대비 2조 3106억원(6.8%) 늘어난 금액이다.
내년 경기도의 세수는 올해 대비 1조원 가량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침체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선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앞서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2024년 예산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재정 여건이지만 2023년 추경 예산에서 밝혔던 ‘확장 재정’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가겠다. 이를 통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면서 “경기침체기에는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를 부양하고 경기 상승기에 재정을 축소해서 균형을 잡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도의 이런 기조는 정부의 재정정책 방향성과도 결을 달리한다. 올해 정부 예산안 증가율은 2.8%다. 이는 재정 통계를 정비한 2005년 이후 19년 만의 최소 증가 폭이다. 정부가 예측한 내년 명목성장률(가격으로 표시되는 경제성장률. 물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상성장률로도 쓰인다) 4.9%에도 못 미쳐 사실상 ‘긴축 재정’으로 평가받는다.
경기도의 2024년 예산안은 일반회계 32조 1504억원과 특별회계 3조 9706억원으로 편성됐다. 일반회계 예산안은 올해 29조 9770억원 대비 2조 1734억원이 증가했다. 경기도 일반회계 예산 규모가 30조 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김 지사의 핵심 공약 관련 예산이 대거 포함되면서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지사의 역점사업으로 내년에 시행하는 체육인 기회소득(58억원), 농어민 기회소득(80억원), 기후행동 기회소득 (30억원), 누구나 돌봄(90억원), 가족돌봄수당(65억원)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올해부터 도입한 예술인 기회소득(104억원), 장애인 기회소득(100억원)도 예산이 증액돼 사업 대상과 규모를 확대한다. 지역화폐 발행 지원(954억원), 경기 RE100(1081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1070억원) 등도 원안대로 의결하거나 소폭 증액했다. 신규 편성된 ‘The 경기패스’(23억원)는 13억원으로 감액했지만, 부족분은 추경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고 더 나은 도민의 삶을 만들기 위해 신속하고 고르게 집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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