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인간, 사랑으로 구원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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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천성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인간을 교화하기 힘든 것은 비참한 삶을 살며 비뚤어진 마음이 좀처럼 바로잡아지기 않기 때문이다.
장발장을 좇던 자베르 경감이 도리어 장발장에게 도움을 받은 뒤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범죄자도 선해질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악에 빠지기 쉬운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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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한 인간을 성자로 만드는
사랑과 희생의 힘 그려
한 사람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사랑의 불가결성도 강조
3월10일까지 용산 블루스퀘어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불완전한 인간이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장대한 서사와 음악으로 풀어낸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쓴 19세기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빠른 전개는 방대한 원작의 내용을 간명하게 전달하고 탁월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의 음악은 배우의 연기와 어우러져 극적 효과를 더한다.
‘레미제라블’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명작 뮤지컬이다. 1985년 런던 초연 이후 53개국에서 22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3월 10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다. 장발장 역에 민우혁, 최재림. 자베르 역에 김우형, 카이. 판틴 역에 조정은, 린아. 떼나르디에 역에 임기홍, 육현욱, 박준면, 김영주 등이 열연한다.
주인공 장발장은 원한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조카에게 먹일 빵을 훔치다 19년을 복역한 그는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분노를 품고 있다.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사회에서 받는 부당한 대우는 그의 증오를 더 키운다. 죄수들의 노역을 표현하는 첫 장면의 군무, 역동적인 넘버(뮤지컬의 노래 또는 음악)들은 그가 겪은 고난과 비참한 심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장발장을 변화시킨 것은 거대한 사랑이다. 생면부지의 주교에게 은혜를 입고 신의 사랑을 느낀 그는 새 사람이 돼 살아간다. 죄수 번호 24601로 불리던 그가 부자가 되고 사회 지도층에 오른다. 어려웠던 시절을 보상받고 행복을 찾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교적 구원은 희생에서 오는 법. 타인을 위한 희생은 장발장을 다음 단계로 이끈다. 누명을 쓴 누군가를 위해 다시 도망자가 되고, 비참한 처지에 빠진 판틴과 코제트 모녀를 구원한다.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는 성자로 거듭난 것이다. 판틴의 대사처럼 마치 신의 사랑을 실현하는 대행자, 천사와 같은 모습이다.
‘레미제라블’이 관객에게 상기시키는 다른 한 가지는 한 명의 아이가 행복하려면 많은 이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딸 코제트를 위한 판틴의 희생, 코제트를 학대하는 떼나르디에 부부, 코제트를 입양해 금지옥엽으로 기르는 장발장의 모습은 사랑과 행복의 불가분한 관계를 보여준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모든 사람이 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장발장을 좇던 자베르 경감이 도리어 장발장에게 도움을 받은 뒤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범죄자도 선해질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란에 빠진 자베르가 다리 위에 서서 절규하는 장면은 장발장의 대척점에 선 존재로서 비장미를 자아낸다.
악에 빠지기 쉬운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다. 비천한 범죄자를 신을 닮은 존재로 만드는 것 역시 사랑이다. 영혼을 흔드는 큰 사랑을 받을 때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생의 마지막 순간, 코제트의 품에 안긴 장발장이 신을 향해 노래하는 것처럼. “신이시여, 이 아이들(코제트와 그의 연인 마리우스)을 거두어 안아주소서...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당신(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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