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들 “바다 환경 변화 따른 자원고갈이 제일 문제”

제주도·통계청 제주사무소 어가실태조사
해녀 70.5% 자원고갈 문제 지적
직업 만족도 높아 은퇴 의향 없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하는 해녀들. 제주도 제공

해녀를 포함한 제주 어업인들은 바다 환경 변화로 인한 자원고갈이 어업 활동에서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제주도가 통계청 제주사무소와 협업해 지난 8월7~21일 제주지역 어가 1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제주특별자치도 어가실태조사’ 결과를 21일 공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해녀 응답자의 70.5%는 활동에 따른 어려움으로 바다 환경 변화에 따른 자원고갈을 1순위로 답했다. 나이 등에 따른 건강 및 체력저하는 13.7% 등에 불과했다.

제주 해녀의 고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으나 실제 해녀들은 나이에 대한 걱정보다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녀 응답자 88.1%가 ‘만 75세가 되어도 해녀 은퇴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86.4%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이라고 밝혔다. 직업으로의 만족도 역시 응답자의 83.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해녀가 어업으로 벌어들이는 총 수입은 한 해 791만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해녀의 능력에 따라 소득격차가 500만원 이하부터 2000만원 이상까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고갈에 따른 어려움은 어선 어업인도 마찬가지다. 어선 어업인 응답자 52.4%가 바다환경 변화로 인한 자원고갈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이어 출어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비 부담(13.5%), 불법 조업에 따른 어획량 감소(9.9%)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제주에 등록된 해녀는 3226명으로, 이 중에서도 고령으로 분류되는 70대는 41.2%(1328명), 80세 이상은 23.6%(762명)다. 현재 제주에서 물질(바닷속에 잠수해 소라, 전복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을 하는 해녀 10명 중 6명은 고령 해녀로 분류되는 70대 이상인 셈이다.

제주도는 고령화에 따른 사고를 막기 위해 75세 이상 해녀가 은퇴할 경우 36개월 동안 월 50만원의 은퇴수당을 지급한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가 통계청 제주사무소와 협업해 제주 어업인 전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는 최초로 개발한 국가승인통계이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어업 전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지역 맞춤형 수산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