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수술하는 의사 뇌에 전기자극 줬더니 수술 능력 향상

미국 존스홉킨스대

로봇수술 연구 참가자가 비침습적 뇌 자극을 받으며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Scientific Reports 제공.

로봇 수술을 하는 의료진의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하면 수술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제레미 D. 브라운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머리 뒷부분에 약간의 전류를 가하는 것으로 로봇수술 조작 방법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신체 건강한 성인 남녀 36명을 모집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 중 12명은 의료 종사자라는 배경이 있었지만 나머지 참가자들은 로봇수술, 원격수술 등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우선 가상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로봇수술을 하는 훈련을 받았고, 이후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 연구용 키트를 이용해 실제 임상 현장과 같은 조건에서 연구용 모델로 수술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두피에 전기가 흐르는 작은 패드를 부착해 수술을 하는 동안 소뇌에 전기 자극을 가했다. 

그 결과 전기 자극을 받은 사람들은 눈에 띄게 손기술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전기 자극을 받지 않은 그룹은 가상현실에서 익힌 기술을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 특히 빠른 대처가 필요하거나 복잡한 움직임을 해야 할 때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움직임, 편차, 오류 등을 정량화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린 결과다. 

재활치료 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뇌를 자극하면 운동 학습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연구팀은 수술과 같은 상황에서도 뇌 자극이 학습 효과를 높여 임상의들에게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가상 공간에서 익힌 기술을 물리적 공간으로 옮길 때 소뇌 자극은 학습과 기술 향상 측면에서 행동 변화를 초래한다”며 “의료는 물론 시뮬레이션 공간에서의 훈련을 필요로 하는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