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전쟁의 시대, 고통 사유하는 법 [전쟁과 문학]

이정현 평론가 2023. 12. 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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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문학 Prologue
러-우 전쟁, 이-팔 전쟁
파기된 9ㆍ19 군사 협정
다시 재생되는 전쟁의 시대
아픈 역사 반복하는 인류
참혹한 전쟁을 겪었던 작가
고통 사유하는 방법 배우기
인류가 다시 전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사진=뉴시스]

세계는 다시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 가자 지구에서도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만해협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으며 한반도에서는 9ㆍ19 군사 협정이 파기됐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의 믿음을 파괴한다. 무수한 전쟁을 겪었던 인류의 역사가 그 증거다. 그래서 전쟁을 논할 때면 자연스럽게 과거로 눈을 돌리게 된다.

'전쟁과 문학'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겪었던 가장 예민한 사람(작가)들과 그들의 기록을 응시한다. 작가들은 전쟁이라는 비극에 맞서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어떤 이들은 포화 속으로 직접 뛰어들었고, 또 다른 이들은 전쟁의 비극을 망각하려는 사람들을 일깨웠다. 슈테판 츠바이크처럼 전쟁을 예감하고 삶을 포기한 자도 있었다. 우리는 '전쟁과 문학'이란 새 연재를 통해 작가들의 기억과 경험, 그들이 쓴 텍스트를 분석하면서 인간의 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홀로코스트와 제노사이드, 학살과 파괴의 역사는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쟁을 겪은 작가들은 다양한 텍스트를 남겼다. 지금 세계는 뉴스와 게임 소재로 전쟁을 소비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을 생산하고 소진하기를 반복한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방관한 자들은 대개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기억과 서사가 데이터로 전락한 시대에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은 작가들의 텍스트는 우리에게 고통을 사유하는 법을 알려준다. 세계는 이렇게 기억과 이야기로 재구성된다. 이 연재는 전쟁을 쉽게 소비하는 시대를 우려하는 한 독자(비평가)의 응답이기도 하다.

이정현 평론가 | 더스쿠프
21cba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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