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엔 팔 구호기구 예산 반대···유엔과 갈등 격화
이스라엘이 유엔의 팔레스타인 구호기구에 대한 예산 지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휴전과 민간인 보호를 촉구해온 유엔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왔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외무부는 엘리 코헨 외무장관이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표부에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의 내년 예산안에 반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코헨 장관은 “이스라엘은 UNRWA에 자금을 지원하는 어떤 움직임에도 반대할 것”이라며 “특히 하마스가 UNRWA의 시설을 테러시설로 사용한다는 증거를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UNRWA는 해결책의 일부가 아니라 문제의 일부”라며 “하마스는 UNRWA 시설 및 가자지구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으며, UNRWA는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NRWA는 제1차 중동전쟁이 끝난 1949년 창설된 유엔 기구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흩어져 있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지에서 교육 및 의료 등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하기 위해 세워졌다.
UNRWA는 이번 전쟁 상황에서도 가자지구 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구다. 지난 두달여간 가자지구에서 UNRWA 직원 100여명 이상이 구호 활동을 벌이다 순직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가자지구 내 구호 활동이 한계에 봉착하자 UNRWA는 유엔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스라엘은 UNRWA가 하마스의 테러에 이용되고 있다며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UNRWA 뿐만 아니라 유엔과도 번번이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 10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고 언급하자, 이스라엘은 자국 내 유엔 대표부 직원의 비자를 취소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내 인도주의 업무를 맡아온 린 헤이스팅스 유엔 팔레스타인점령지 인도주의 조정관도 이스라엘로부터 비자 연장을 받지 못해 최근 팔레스타인을 떠났다.
이밖에도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를 강조하며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하자,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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