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우려에..김주현·김소영 "과도기적 과정, 질서있는 정리"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은행권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α’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2023.12.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연착륙", "질서있는 정리"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다만 지난주 "영속성에 문제 있는 건설사, 금융회사에 대한 정리" 입장에 비해선 표현의 수위가 낮아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2일 오전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PF와 관련해 가진 키워드는 '연착륙', 그리고 '질서 있는 정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정상적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지원하고, 조금 문제가 있는 데는 조금씩 정리가 되고 있다"며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것은 과도기 과정에서 전망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융당국은 187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 대주단 협약을 통해 정상화 내지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그동안 대주단이 만기연장 위주로 부실을 이연하고 있다는 비판이 연거푸 제기된 가운데 김 위원장은 '과도기 과정에서 나온 의견차'라고 해석한 것이다.

다만 이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일 언급한 '시장 원리에 따른 정리' '옥석가리기' 언급에 비해선 수위가 낮아졌다. 이 원장은 "대원칙으로는 시장원리에 따라 사업성이 다소 미비한 사업장은 자산감축 등의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재무적, 영속적 문제가 있는 건설사와 금융사는 기본적으로 적절한 형태의 조정 내지는 정리를 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의지를 피력했고 시장에는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관계기관, 시장전문가와 함께 내년 금융정책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회의에서 "과거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사업성과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PF 자금이 과잉 공급된 것이 경기순응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의 부침이 PF사업을 매개로 금융권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만큼, 근본 개선 방안을 관계기관들이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장별 사업성에 따라 PF 사업 참여자들간 자율적 합의에 기반해 사업장을 정상화해 나간다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정부는 사업자간 자율적 합의가 보다 원활하게 도출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시장안정 프로그램과 PF사업자 보증을 통해 정상 사업장이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필요시 지원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PF대주단 협약, PF정상화 펀드 등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를 지원해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