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본계약 가능할까"…하림 자금조달력 여전히 '물음표'

이다솜 기자 2023. 12. 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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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본계약 체결을 위한 자금 조달력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에 대한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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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보다 큰 6.4조 인수가 써내
인수금융에 팬오션 유상증자까지…자금조달 '안간힘'
무리한 사업 확장 우려 섞인 시선 나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3.12.2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본계약 체결을 위한 자금 조달력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에 대한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측은 전체 인수금액 중 2조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하림 측은 앞서 신한·우리·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총 3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대출 확약서를 받은 상태다. 이 중 2억원을 실제로 대출받는다면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 자금 중 상당 부분은 HMM 인수 주체인 팬오션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인수가의 절반에 가까운 3억원을 팬오션 유상증자로 조달할 것이라고 본다.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이 54.72%임을 감안할 때, 하림 측이 납부해야할 유상증자 금액은 1조6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자금 조달 계획이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림지주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662억원으로 팬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할 여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증 참여는 커녕 대규모 인수금융 마련 과정에서 이자 부담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림과 컨소시엄을 이룬 JKL파트너스의 지원금은 최대 7000억원에 불과해, 하림지주가 자체적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차입금이나 부동산 매각, 자산 유동화 같은 방법을 총 동원해야 한다. 특히 최근 서울시의 인허가 절차로 부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림지주가 아예 다른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끌어와야 현실적으로 HMM을 인수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가까스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더라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여기에는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해운 업황 부진 장기화로 HMM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이를 견딜만한 재무 여력이 하림 측에 과연 있느냐는 논란이 깔려 있다.

실제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차례로 인수하며 재계 7위까지 올랐지만, 이 과정에서 끌어다 쓴 엄청난 차입금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며 그룹이 해체되다시피 했다.

한편 자금 마련에 이상이 없을 경우 하림그룹과 HMM 매각 주체 측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세부 조건을 협상한 뒤 내년 상반기에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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