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린이에서 우승, 그리고 FA 잔류까지…백지로 시작해 화려하게 마친 LG 임찬규의 2023년
LG 임찬규(31)가 2023년을 가장 화려하게 마감했다.
LG는 21일 “자유계약선수(FA) 임찬규와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20억원, 인센티브 24억원) 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에서 LG의 선택을 받은 임찬규는 팀의 주축 투수로 성장했다.
데뷔 첫 해인 2011년 65경기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 4.46을 기록한 임찬규는 2014년부터는 선발로 본격적으로 뛰었다. 그리고 2018년에는 11승(11패)로 데뷔 첫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올시즌에는 30경기 14승3패1홀드 평균자책 3.42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승수는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같은 활약으로 LG의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올해까지 11시즌 동안 298경기에서 65승72패8세이브5홀드 평균자책 4.62를 기록했다.
임찬규로서는 정말 최고로 행복한 한 해를 보내게 됐다.
올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임찬규의 역할은 ‘전천후 투수’였다. 이민호, 김윤식, 강효종 등 후배들이 선발진을 차지하면서 임찬규는 선발과 중간 어디든 갈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말이 좋아 ‘전천후’지 사실상 후배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임찬규는 “나는 ‘하얀 도화지’다”라며 염경엽 감독이 그리는대로 어떤 역할이든 다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이민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고 선발진이 재정비되면서 임찬규의 자리는 3선발로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팀의 역사에 한 획을 쓰는 활약을 했다.
임찬규는 대표적인 ‘엘린이’ 출신 야구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인 2002년 LG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보고 아쉬움에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다 어머니에게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임찬규는 그토록 바라는 것을 이뤘다. 자신처럼 ‘엘린이’에서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던 후배들을 위해서 더 자주 우승을 하겠다는 마음도 함께 다졌다.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임찬규의 마음 속에는 LG 잔류 밖에 없었다. 다른 팀 이적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그는 LG와 협상을 했고 2023년이 끝나기 전 FA 잔류라는 결과를 일궈냈다.
구단 측은 “임찬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꼭 필요한 선수”라며 “긍정적인 영향으로 팀의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며 팀이 통합우승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 본인 성적 뿐 아니라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전화통화에서 “임찬규 측은 총액을 늘리고 싶어했고 우리는 옵션 비중에 대해 합의를 했다. 그리고 서로 이해 관계가 맞았다”라며 “임찬규가 LG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별 큰 문제 없이 무탈하게 했다”며 만족했다.
이날 LG는 오지환의 계약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오지환은 이미 시즌 시작 전 LG와 6년 124억원에 달하는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
LG는 비(非) FA 다년 계약이라는 표현 대신 연장 계약임을 강조했고, 오지환은 시즌 후 FA 신청을 했다. 이 과정으로 LG가 2차 드래프트에서 다른 구단에 선수를 빼앗기지 않고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세부 내용을 보면, 오지환은 내년부터 6년간 계약금 50억원, 연봉 50억원, 인센티브 24억원을 받는다.
오지환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게 제안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LG 의 선수로 남을 수 있어 기쁘다”라며 “올해 모두의 노력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팀이 통합우승을 이루었는데, 앞으로도 많이 우승하여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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