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기업중 여성 CEO 40명… 최고 주식 부자는 이부진 사장

전혜인 2023. 12. 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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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제공

올해 국내 주요 기업에서 여성 대표이사(CEO) 수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1000대 기업 여성 대표이사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10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4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는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여성이면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CEO로 제한했다.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자리 변동에 대해서는 따로 반영하지 않았다. 동일인이 2개 이상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경우는 회사를 기준으로 별도 인원으로 파악해 집계했다.

조사 결과 국내 1000대 기업 내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CEO는 모두 1371명이며, 이 중 여성은 4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에 파악된 여성 대표이사 32명보다 8명 많아진 숫자다. 1000대 기업 내 여성 대표이사 비중도 작년 2.4%에서 올해 2.9%로 1년 새 0.5%포인트(p) 정도 소폭 증가했다.

최고경영자급에서도 유리천장이 조금씩 깨지고 있지만, 1000대 기업 내 여성 CEO는 100명 중 3명 미만 수준으로 아직도 갈 길은 먼 상황이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40명의 여성 CEO 중 비(非)오너가에 속하는 전문경영인은 13명으로 32.5%를 차지했다. 작년에 파악된 21.9%(7명)보다는 1년 새 10.6%p나 상승해 주목을 끌었다. 재계에 여성 전문경영인의 진출 속도 시계가 다소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파악된 여성 CEO 40명 중 작년 매출(개별 기준) 1조 클럽에 포함된 대기업군에는 6명이나 이름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대표이사를 필두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김유진 한샘 대표이사가 포함됐다. 이부진 사장과 김선희 사장을 뺀 4명은 전문경영인에 속했다.

이번에 조사된 40명의 CEO를 10년 단위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70~1979년 사이인 1970년대에 출생한 이들이 16명(40%)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1960년대생(25%), 1980년대생(20%), 1950년대생(12.5%) 순으로 나타났다.

1934년생으로 내년에 90세가 되는 대림통상 고은희 대표이사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최연장자 여성 CEO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은희 회장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현재까지 대림통상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또 한국CXO연구소에서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이들 여성 CEO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종목을 모두 합산해 계산한 결과 여성 CEO 중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은 주인공은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호텔신라에서는 보유 주식이 단 한 주도 없지만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전자 우선주 등에서 다수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달 19일 기준 이부진 사장의 상장사 주식가치만 해도 6조7965억 원을 상회하며 국내 여성 CEO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1000억 원이 넘는 주식재산을 보유한 여성 최고경영자에는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와 박은희 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현옥 대표이사는 클리오 주식종목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만 2686억원을 상회했다. 박은희 대표이사는 코스메카코리아 종목에서만 1007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액을 보유 중인 것으로 평가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내 대표적인 IT업체인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에서도 최근 여성 CEO를 전면에 내세워 당면한 위기를 돌파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앞서 두 기업처럼 어려운 기업 상황에서 여성 CEO에게 경영 지휘봉을 맡기는 사례가 증가하는 데에는 단순히 단기 실적 상승보다는 기존에 오랫동안 형성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시대에 맞게 개선하면서 공정성, 신뢰성, 투명성, 다양성, 유연성 등을 강화해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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